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의뢰로 올해 4월 수사에 돌입한 경찰은 12명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약 1년간 220차례에 걸쳐 협회 공금을 1억 1천여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용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골프장, 유흥주점을 포함해 피부미용실 등 협회 업무와 전혀 무관한 곳에서 공금을 사용했다.
특히 조 전 회장은 공금을 개인 돈처럼 펑펑 썼다. 그는 재임 시절 해외에서 열린 축구경기 관람에 부인을 데려갔고 이 과정에서 항공료와 숙박비 등 경비 3천여만원을 협회 공금으로 지불했다. 또 지인들과 친 골프 비용 1,400여만원 역시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함께 사건에 연루된 이회택 전 부회장, 김주성 전 사무총장, 황보관 전 기술위원장 등도 골프장, 유흥주점, 노래방 등에서 법인카드를 마구잡이로 사용했다.
소식을 접한 축구 팬들은 축협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더욱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가 졸전 끝에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따낸 상황에서 공금 횡령까지 불거지자 분노는 극에 달했다.
닉네임 '책먹***'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이상하리만큼 2002년 월드컵 성공개최 후 십수 년이 지나도 축구계의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수두룩하니 발전이 아니라 점점 쇠퇴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네티즌 'nang****'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임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선을 그은 것과 연결해 "정말 실망스럽다. 그래서 히딩크 감독님 오는 것을 반대하셨나. 축구협회 부정부패 척결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 '비*'은 "돈이 없는 게 아니다. 도둑놈들이 많은 거다"라고 일갈했다.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본 이도 있었다. 네티즌 '왕의**'은 "이게 비단 축구협회만의 일인가. 다른 스포츠 협회는 물론이고 리그 연맹도 깡그리 조사해야 한다"고 협회의 투명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