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두 손 든 롯데…中 롯데마트 전량매각 추진

베이징에 있는 롯데마트 (사진=김중호 베이징 특파원/자료사진)
중국 당국의 끈질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시달린 롯데마트가 결국 중국내 점포를 매각한 뒤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현지 투자은행(IB)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내 매장 처분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주관사는 골드만삭스가 선정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14일 "전량 매각을 포함해 중국롯데마트 점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매입 가능성이 있는 업체는 글로벌 기업일 수도 있고, 중국 현지기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마트가 현재 중국 내에 99개의 점포를 보유하는 등 양질의 유통구조를 갖추고 있어, 사드 등 특정 이슈가 없는 제3국이 매입할 경우 상당한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가 점포 전량매각을 위해 상당히 분주히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수일 내에 매입대상자가 수면위에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가 중국롯데마트 매각에 나선 것은 사드 보복이 지나치게 장기화됐기 때문에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 특히 정부가 사드 4기의 추가 배치를 마치는 등 사드배치 논란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면서 롯데로서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사라진 셈이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보복이 개별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며 "그동안 새정부 출범, 한중수교 기념일, 정상회담 등 외교적 해법을 기대했으나 번번이 무산되고 중국당국의 영업정지는 오히려 지속돼 매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자 지난 3월 3천6백억원, 8월 말 3천4백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수혈했다. 중국내 점포 중 87개가 영업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임금과 임대료 등은 꼬박꼬박 나가기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가 마트 매각을 자제한 채 버텨온 것은 중국에 진출한 20여개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시너지효과 보다는 버티는 데 따른 손실이 훨씬 큰 상황에 빠진 것이다. 사태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29일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했으며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매장에 대해 영업정지를 내리고 각종 사유를 들어 불시단속과 벌금 등을 매겨왔다.

이와 함께 롯데월드 선양의 건설공사도 사드 보복으로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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