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애플이 최초 적용한 OLED 풀 스크린 상단의 노치(notch) 디자인을 두고는 '탈모폰' 'M자 탈모' '옥의 티'라며 우스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아이폰X 발표 하루 전인 11일(현지시간) 샤오미는 신형 스마트폰 '미 믹스2(Mi MIX2)' 출시 발표장에서 MIX와 갤럭시S8, 아이폰X를 비교한 일러스트를 공개하며 '대머리폰' 논란을 던진 바 있다.
노치(notch)는 평면부의 일부를 사각형 또는 삼각형으로 따낸 부분이나 가장자리를 가진 형태를 의미하는 단어다. 알파벳의 M과 닮아 일부 네티즌들이 아이폰X의 노치 부분을 일러 'M자 탈모' 또는 'M자 대머리'에 비유한다.
이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디 루빈이 구글에서 나와 처음 만든 5.8인치 '에센셜 폰(Essential Phone)'도 전면 카메라만 빼고 U자 형태로 주변을 모두 디스플레이로 채운 노치 디자인이 적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작동 방식은 휴대 전화를 볼 때마다 플러드 일루미네이터가 사용자의 얼굴을 감지하고 적외선 카메라가 이미지를 찍으면 도트 프로젝터가 3만개 이상의 적외선 도트를 발사해 얼굴형상의 도트 패턴을 만든다. 이 두 세트의 데이터는 10억 개 이상의 이미지로 훈련 된 신경망(Neural Networks)을 사용하여 이미 기기에 저장된 사용자 얼굴의 수학적 모델과 비교하도록 A11 Bionic 칩으로 전송된다.
이렇게 설정된 페이스ID는 뛰어난 보안성능을 발휘 한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필립 쉴러 수석 부사장은 "다른 사용자에 의해 터치ID가 잠금해제될 확률은 5만분의 1 수준이지만 페이스ID의 경우 100만분의 1수준의 확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터치ID와 마찬가지로 페이스ID는 서버가 아닌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의 보안 섹션에 로컬로 저장돼 만에 하나 해커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애플 서버로부터 완전히 분리된다. 애플은 사용자의 사진이나 그림, 실사가면으로도 페이스ID를 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은 애플이 전략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증강현실(AR) 기술과 맞닿아 있다. 스노우(SNOW)와 같은 AR 페인트 마스크 앱보다 얼굴 움직임에 완벽하게 연동돼 실제 얼굴에 그리거나 착용한 듯한 극사실주의 표현이 가능해진다. 새롭게 선보인 애니모지(Animoji)는 이 시스템 덕분에 가능한 흥미로운 기능이다.
IT 전문매체 BGR은 아이폰X의 노치를 '끔찍하다'고 표현했다. 슬립모드이거나 배경이 검정색일 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밝은 이미지나 앱이 사용되면 노치부분의 그래픽이 잘린다며 가로모드나 세로모드 모두 한쪽 구석이 잘린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네티즌들의 'M자 탈모'는 이때문에 나온 지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플이 공개한 데모 앱과 영상을 보면 iOS 11에 최적화된 앱들은 노치 부분과 양옆 통신사 및 배터리 표시 그래픽 하단까지만 펼침이 가능해 노치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동영상 데모에서는 노치부분 좌우를 검정색 띠가 일자로 덮는 모드가 확인되기도 했다. 보기에 깔끔해졌지만 풀 스크린 화면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
팀 쿡 CEO는 발표 말미에 "아이폰X는 10년 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스마트폰의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며 "스티브 잡스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디자인이 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수식의 이 괴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혁신의 아이콘 '괴짜 천재' 스티브 잡스가 남긴 어록이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을 웅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묻지 마라. 어떤 제품을 원할지는 소비자도 모른다. 제품을 직접 봐야 그걸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