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015년 KS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결전을 앞두고 터진 '해외 도박' 파문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팀이 흔들렸다. 정규리그 3위 두산에 패권을 내준 삼성은 지난해 팀 창단 최초로 9위에 머물렀다. 최근 2년 사이 도박 여파로 최고의 불펜 임창용(KIA)과 안지만이 팀을 떠났고, 박석민(NC)과 최형우(KIA), 차우찬(LG) 등 왕조의 주역들도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했다.
이빨과 발톱이 빠진 사자 군단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도 9위에 머물러 있다. 12일까지 8위 한화에 5경기 차라 뒤집기가 쉽지 않다.
물론 올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김한수 감독의 임무는 성적이 아니다. 세대 교체 등 새 왕조 재건의 기틀 마련이다. 지난해보다 더 전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나은 성적을 기대하긴 어렵다.
삼성은 올 시즌 전반기를 꼭 승률 4할(34승51패3무)로 마쳤다. 그러나 12일 현재 승률은 3할9푼1리(50승78패4무)다. 후반기 16승27패1무로 승률 3할7푼2리에 불과하다.
1982년 프로 출범 뒤 삼성은 한번도 승률 3할을 찍은 적이 없다. 지난해까지 35년 동안 승률 4할대 시즌도 1989, 94, 96, 2009, 2016년 등 5번뿐이었다. 최저 승률 시즌이 1996년의 4할4푼8리였고, 지난해도 4할5푼5리였다.
승률 3할대는 대부분 최하위권의 전유물이었다. 통산 KS 우승 8번의 삼성은 그동안 허락하지 않았던 기록이었다. 그러나 36번째 시즌 드디어 승률 3할의 불명예를 안을 위기에 놓였다.
삼성은 올 시즌 12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무승부가 없다는 가정 하에 삼성은 6승6패, 반타작만 하면 꼭 승률 4할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과연 삼성이 역대 팀 최저 승률은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명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