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대란? 불쇼? 손승락 버티는 롯데에게는 남 얘기

롯데 손승락(사진 왼쪽)과 포수 강민호 [자료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지난 12일에 펼쳐진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에서 유독 '불쇼'가 많았다. NC 다이노스는 경기 초반 벌려놓은 8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고 넥센 히어로즈도 9회 1점차를 지키지 못해 연장전 패배의 쓴맛을 봤다.

잠실은 분위기가 달랐다. 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승락은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8회말 2사 2루에서 등판했다. 팀내 불펜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은 마무리 투수라 하더라도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손승락은 첫 타자 채은성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LG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손승락은 9회말에도 안타 1개를 맞기는 했지만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하고 롯데의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시즌 34번째 세이브. 이로써 손승락은 2012년 김사율이 달성한 롯데 구단의 한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남은 11경기에서 손승락이 세이브를 추가하면 롯데 구단 역사상 한시즌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로 역사에 남는다.


손승락은 7월 중순 이후 후반기에만 19세이브를 챙겼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1.82. 여러 구단들이 후반기 들어 힘이 떨어진 불펜의 난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롯데는 더 단단해진 뒷문의 힘을 자랑했다.

롯데는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마운드 난조로 고전했다. 선발은 흔들렸고 불펜은 불안했다. 타격의 힘으로 중위권 순위 경쟁에서 버텼다. 7월 들어 타격 슬럼프가 찾아왔다. 때마침 마운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화됐고 불펜은 힘을 찾았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역전승을 많이 거뒀다. 마운드가 접전 상황에서 밀리지 않고 버티면 타자가 뒤늦게 힘을 내 승부를 뒤집는 흐름이 많았다. 강팀의 면모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펜의 안정화가 팀에 큰 힘이 됐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손승락, 박진형, 조정훈 등 불펜투수들이 잘해주고 있고 특히 조정훈의 가세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7년의 재활을 버텨내고 1군에 합류한 조정훈은 후반기 롯데 불펜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불펜 에이스는 역시 손승락이다. 전반기 4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의 후반기 블론세이브는 1개밖에 없다. 특히 롯데가 상승세를 탈 때 이틀 연속 공을 던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흔들림없는 투구 내용을 선보이는 등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의 길을 걷고 있다.

요즘 KBO 리그 경기는 거의 매일 불펜 난조 때문에 승부의 흐름이 엇갈리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롯데에게는 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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