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앞서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신사옥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리는 아이폰 신제품 공개 행사의 초청장을 세계 각국 기자들에게 발송했으나 한국 기자들만 제외했다.
이를 두고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청탁금지법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특정한 언론매체를 선별해 취재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위법한 행위'로 본다.
이와 관련해 권익위는 이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외국 기업이 한국 기자들을 초청함에 있어 세계 각국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수준의 항공권·숙박·음식물을 제공하는 것은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행사 여건상 기자단 전체 참석이 어려운 경우, 기자단 중 순번제로 참석하여 동등하게 기회가 부여되거나, 합리적 기준으로 대표자를 선정하여 취재하는 경우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권익위 청탁금지해석과 담당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외 홍보행사에 기자를 모두 다 데려갈 수는 없다. 몇 개 언론사를 선정할 때 합리적 기준으로 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기준에 대해서는 "언론사 규모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선정하기에 획일적인 기준을 정할 수는 없고, 해당 기업이 설명할 수 있는 정도라면 인정을 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익위는 또 해외개최 행사는 해외에서 개최돼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허용되고, 모든 참석자에게 절대적으로 동일하게 교통·숙박·음식물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참석자 중 수행하는 역할별로 합리적 차등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그러나 합리적 이유 없이 행사 참석자 중 특정인에게만 항공권·숙박 등 관련 비용을 제공하는 경우는 직무 수행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어 일률적 기준에 맞지 않아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익위가 이날 적극적으로 유권해석을 내놓았지만, 외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선례·판례가 없어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