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으로 과거 문제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은 나치군의 끔찍한 유대인 대학살 등에 대해 반성했지만 또 다른 패전국인 일본은 위안부 문제나 민간인 대학살 등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슈뢰더 전 총리의 자서전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 문명국가로의 귀환'의 한국어판 출간을 축하하면서 "총리께서 경험하신 신재생 에너지 문제 등이 우리 새 정부의 정책에서도 매우 참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을 많이들 보시고 공감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어제(26일) 총리께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분들이 계신 나눔의 집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해 주시고 과거사 문제를 돌아보셨다고 들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슈뢰더 전 총리는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일본이 저지른 만행이 이 할머니들께 남긴 상처를 봤다"며 "그분들과 만나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화닺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어 "일본이 아직 사과하지 않은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할머니들은 '우리는 증오도 없고 복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에 있었던 일을 일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것이 전부'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고통이 역사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슈뢰더 전 총리는 또 "두 번째로 제가 감동한 것은 영화 택시운전사 관람이었다"며 "청년들이, 젊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죽음을 무릅쓰고 민주주의를 쟁취해내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 정부 들어 대통령님께서 경제, 사회, 전반에 큰 변화와 개혁도 계획하고 계신 것 같다"며 "말하자면, 한국을 건강하게 만들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환담에 앞서 슈뢰더 전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자서전을 선물하기도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자서전을 건네며 기념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웃음을 보이며 흔쾌히 촬영에 응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또 자서전을 펼쳐 독일 하노버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집무실에서 언젠가 또 뵐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바란다"고 청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 커피를 좋아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하시다 커피 생각이 날 때 최고의 커피 맛을 보시라고 커피 가는 기계를 가지고 왔다"며 문 대통령에게 커피 그라인더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