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김창수' 조진웅이 보여 줄 '청년 김구'의 시간들

'대장 김창수'의 배우 조진웅이 영화 '해빙'에 이어 또 한 번 '타이틀 롤'에 도전한다.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인 청년 김창수 역을 맡아 감옥소 안 조선인들의 리더로 활약하는 것.

메가폰을 잡은 이원태 감독은 처음부터 조진웅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 감독은 12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대장 김창수' 제작보고회에서 "초고를 다 쓴 다음에 제작사 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조진웅을 생각하고 썼다고 이야기했다. 제작사 대표가 마침 그날 조진웅을 만나러 가고 있어서 바로 이 작품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다.


심지어 이 감독은 조진웅 사진을 붙여 두고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조진웅이 캐스팅을 수락해 처음 만나는 날에는 새 옷을 사서 입고 갈 정도로 신경을 썼다.

이 감독은 "조진웅에게는 김창수와 비슷한 우직함이 있었다. 실존 인물의 외모와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면서 "물러서지 않고, 돌아서지 않으며 직진할 수 있는 그런 사내다운 강함이라고 할까. 그리고 동시에 섬세함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다. 감옥이라는 거친 세상에서는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표현해내야 해서 조진웅의 따뜻한 카리스마가 필요했다"고 결정적인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캐스팅은 순탄했지만 촬영 과정은 그렇지만은 않았다. 조진웅에게는 실존 인물을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남아 있었다. 우리에게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김창수는 백범 김구 선생의 본명이다. 즉, 조진웅은 청년 김구의 모습을 연기해야 했다.

조진웅은 "우리는 연기로 재현을 하는 것 뿐이다. 가슴 아픈 현실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했는데 천만분의 일도 감당이 안 됐다. 실화에 비하면 우리는 윤택하게 촬영했다. 실제로는 상상하는 것조차 죄스러울 정도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민식 선배님이 '명량'을 찍을 당시 이순신 장군님 발끝을 잠깐이라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를 들었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그 말을 이해했다. 나도 짧은 순간이나마 그 분을 만나고 싶었다. 이 모든 것들을 담아내기 위해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고민했던 지점을 밝혔다.

감옥에 갇힌 죄수 역이다보니 구타당하는 장면이 많기도 했다.

그는 "김창수는 고생스러웠던 인물이고, 다른 이들과 타협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가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촬영 때 정말 많이 맞았다. 모든 배역들에게 거의 다 맞은 것 같다. 후배 배우들도 어느 순간에는 즐기더라. 촬영하면서 왜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고생스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로 선한 역을 연기해 온 배우 송승헌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악역에 도전한다. 송승헌은 조선인이지만 같은 조선인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인천 감옥소 소장 강형식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특히 조진웅이 맞는 장면에서 함께 호흡을 많이 맞췄다.

송승헌은 "나는 반대로 모든 배우들을 때려야 했다. 촬영하면서 성인들끼리 서로 그러는 게 쉽지가 않아서 긴장을 많이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조진웅은 "잘 때려줬고, 힘도 좋더라"며 "때릴 때는 아팠지만 (잘생긴) 얼굴을 보는 것으로 보상받았다. 연기할 때 그런 얼굴을 보니 좋았다. 잘생긴 얼굴인데 눈빛이 변할 때는 무서워서 송승헌도 광고는 다했다고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원태 감독 역시 "송승헌의 눈이 너무 맑아서 악한 사람의 눈빛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첫 촬영부터 그런 눈빛이 뿜어져 나와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말을 보탰다.

'대장 김창수'는 조진웅, 송승헌, 정만식, 정진영 등이 출연하며 오는 10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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