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이수 부결은 무책임한 다수의 횡포"

"국회가 정략의 경연장 돼서야…대화‧소통, 포기는 안 해"

청와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이 부결된 것을 "무책임의 극치", "다수의 횡포"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지금도 대화와 소통의 문은 열려있고 우리(청와대)는 대화와 소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헌정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인준안 부결 사태가 초래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헌법기관장 인사를 장기표류시킨 것도 모자라 결국 부결시키다니 참으로 무책임한 다수의 횡포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전 수석은 이어 "특별한 흠결도 없는 후보자를 낙마시킨 것은 심해도 너무 심한 횡포이고 더 나아가 국회가 캐스팅보트를 과시하는 정략의 경연장이 되어선 안 된다"며 "국민들이 (이번 부결 사태를)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브리핑을 열고 "오늘 국회에서 벌어진 일은 무책임의 극치이자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철저히 배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윤 수석은 이어 "(김이수 후보자 부결은) 특히 헌정질서를 정치적이고, 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로써 헌재소장 공백사태가 계속되고 이번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께서 가장 잘 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직권상정되고 있다. 이날 표결된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재석 293명 중 찬성 145표, 반대 145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출석 인원의 과반(147석)을 넘기지 못해 부결 처리됐다. (사진=윤창원 기자)
청와대는 이번 사태로 인해 협치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전 수석은 "우리는 가는 길이 험란 해도 우리의 갈 길을 갈 것"이라며 "지금도 대화와 소통의 문은 얼마든지 열려있고 우리는 대화와 소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수석은 이어 "야당도 말로만 협치를 이야기하지 말고 행동으로 협치를 실천해주길 바란다"며 "국민들은 '협치의 손뼉을 제발 좀 마주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야당과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협치를 구현하자는 자세는 변함이 없다"며 "가능한 여야 지도부가 대통령을 함께 만나 여러 가지 국정현안을 함께 의논할 필요는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협치 행보에 대한 속도조절 분위기도 감지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야당이 협치의 명분만 이야기하고, 실질적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치는 헛바퀴가 돌 수 밖에 없다. 헌정사 초유의 사태를 우리가 직면하면서 다시 한 번 진정한 협치의 틀을 가꾸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런 점에서 여야 지도부 대화는 추진은 하겠지만 여러 가지 정국상황을 고려해 완급은 조절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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