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살우?…김이수 부결에 안철수-박지원 엇갈린 평가

안철수 "국민의당의 결정권" vs 박지원 "유구무언, 교각살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부결된 것을 놓고 후폭풍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국민의당 신구 지도부 간에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안철수 대표는 11일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안 대표는 다만, 국민의당이 존재감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존재감을 내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표결은 293명 출석에 찬성과 반대가 각각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단 2표차로 결과가 갈렸다. 정치권에선 국민의당 소속 의원 40명 가운데 최소 20명 이상이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론 대신에 자유표결 방침을 정해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투표하도록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념·사상 문제를 명분으로 호남 출신 헌재소장을 낙마시킨 셈이다.

호남 연고를 강조했던 국민의당으로선 문재인 정부 첫 임명동의안 부결 사례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지원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런 사정을 반영한 듯, 같은 당 박지원 전 대표는 김이수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페이스북 글에 "유구무언입니다. 교각살우?"라고 짧게 심경을 밝혔다.

교각살우는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거대 야당의 힘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견제하려다 자칫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기류를 읽었는지 청와대는 김이수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철저히 배반한 것", "무책임의 극치" 등의 격한 표현으로 야당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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