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하나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한국 기업이 있어 화제다. 필터식 공기청정기 '루바(LuvA)'로 홍콩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지웰코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황사 및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보도가 몇 년 전부터 이어지면서 ‘유해물질을 없애준다’는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필터식, 음이온식에 요즘은 물로 공기를 씻어준다는 에어워셔까지 등장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갖가지 제품들을 내놓는 요즘은 그야말로 '공기청정기 춘추전국시대'다.
지웰코리아가 만드는 공기청정기 '루바'는 필터식이다. 가장 오래된 방식이고 검증도 끝났지만 자칫 진부해 보일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그러나 지웰코리아 김우경 대표는 ‘온고지신’을 외친다. 온갖 신기술과 화려한 디자인 대신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다.
2008년, 마침내 새롭게 탄생한 공기청정기의 초히트작 '루바'는 해외인 홍콩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며 전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즉, 2009년 첫 해에만 홍콩에서 5만 대를 팔았다. 홍콩에서 제품을 접한 유럽·러시아·태국·이스라엘 바이어들이 제품을 공급해 달라고 한 것이다.
◇ 높은 공기정화력 비밀은 '정전식 필터'
해외에서 잘 팔리는 제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다른 제품하고 무엇이 다르냐’고 김 대표에게 물어봤더니 동그랗게 말린 작은 꾸러미를 꺼낸다. 특수 물질로 만들어진 필터다. 도너츠처럼 촘촘히 감긴 필터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공기가 필터를 쉽게 통과하게 만들었다. “기존 필터식 공기청정기는 필터도 여러 개 들어갔고 소음도 컸죠. 게다가 소비자들이 필터를 교체하기도 힘들었죠. '루바'는 필터가 딱 2개 들어가고 유지보수도 쉽습니다”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따지는 기준은 0.3마이크로미터, 그러니까 300나노미터 이하의 미세먼지를 얼마나 잘 걸러내느냐이다. 루바는 제품 앞뒤로 필터를 설치한 다음 정전기를 흘려서 코털로도 걸러낼 수 없는 먼지·냄새 입자를 필터에 달라붙게 만든다.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0.0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담배연기까지 걸러낸다. 필터가 심하게 더러워지면 한두 번 정도 씻어서 쓸 수 있다.
기존 공기청정기는 공기를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팬 크기가 컸고 소음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루바의 소음은 27dB 이하로 24시간 켜놓고 있어도 신경 쓰이지 않을 수준이다. 전기요금도 나날이 오르고 있지만 전기요금도 월 1천원의 최하 수준이다. 즉, 필터에 정전기를 지속시키는 것이 루바의 핵심 기술인 것이다.
여기서 우려되는 사항이 바로 유사 제품의 등장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활가전 업체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유사 제품 피해는 없었다. 모양은 베껴도 핵심 기술까지는 못 베끼기 때문이었다. “어느 중국 업체가 홍콩에서 저희 제품을 사가서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내심 걱정을 했는데 알고 보니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공기청정기가 유해물질을 걸러내야 하는데 조금 쓰다 보면 제 구실을 못한다는 거죠. 결국은 제풀에 사라졌습니다” 라고 김대표는 말했다.
◇ 'Bio닥터' 브랜드로 국내 제품 출시 예정
지웰코리아의 매출은 거의 대부분 해외에서 나왔고 국내엔 매출실적이 거의 없었다. 즉, 해외에는 많이 알려졌지만 국내에는 아는 사람이 적다. 그 이유를 김대표에게 물었더니 '믿을 만하고 상생(相生) 정신을 가진 유통 업체가 적어 함부로 유통을 맡길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국내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매출의 최대 15%를 국내에서 올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지만 앞으로는 믿을 만한 업체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이미 특판 형태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기능도 일부 다듬었고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에 나서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Bio닥터'라는 브랜드를 제작하여 상표권 등록을 신청하였고, 'Bio닥터', 'Bio닥터 프리미엄', 'Bio닥터 포터블' 이상 3가지 제품을 '유비쿼터스커뮤니케이션' 및 '에프포솔루션'을 통해 국내 유통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 '사람'이 키워드인 인간적인 회사, 환경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드는 기업 '지웰코리아'
김 대표는 "지금까지 제품이 아날로그 형태로 작동했다면, 앞으로 그런것들을 디지털화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제품이 스스로 판단해서 공기질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거나, 원하는 시간에 예약 작동하는 등 사용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경기침체의 시장 상황에도 소비자 니즈(needs)를 적극적으로 파악하면 성공할수 있다는 진리를 '지웰코리아'가 보여주고 있다. 이에 강소기업 '지웰코리아'가 강대기업이 될 날은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