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새 헌재소장 후보자와 최근 낙마한 이유정 재판관 후보자 후임을 지명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굵직한 사건 처리는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헌재는 11일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기자들에게 "표결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헌정 사상 첫 헌재소장 임명 부결인 만큼 내부적으로 상당한 충격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였던 김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세계헌법재판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로 출장 중이다.
김 대행의 입장이나 거취 표명은 귀국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부결은 상상도 못했다"며 "후임 임명은 지금 당장 생각한 바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장 역시 국회 임명동의를 거쳐야 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찬성해줄 수 없고 부결시켜야 한다"며 저지 움직임을 분명히 했다.
헌재가 당분간 8인 체제의 장벽을 넘지 못해 탄핵심판 이후 굵직한 현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8인 체제인 헌재에서도 매달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결정이 나오고 있지만, 이른바 '종교적 병역거부' 등 사회적 논란과 대립이 치열하고 첨예한 사건은 여전히 계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