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5일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오는 12일까지 자구안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6일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 회장은 우선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4.4%(1300억 원)를 매각하는 내용을 자구안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호타이어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대우건설 지분이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어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미지수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지난 7월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 시 박 회장이든 계열사든 2천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상증자할 경우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에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어 채권단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박 회장은 중국 공장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공장 매각이 경영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해선 중국 현지법인의 빚을 갚는 것이 선행되야 하지만 중국공장 매각가가 낮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단이 박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이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박 회장 등 경영진 퇴진과 함께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절차를 밟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은 대우건설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중국 공장 매각 등을 자구안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단은 제출된 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락 여부를 결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박삼구 회장이 제출하는 자구안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어서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채권단의 자구안 요구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성명에서 "구성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채권단의 자구계획안 제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채권단은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중국에 매각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비판을 뒤로 하고 고집스럽게 해외매각을 추진했다"며 "해외매각이 무산되자 책임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자구계획안을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