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교통이 통제됐었거나, 통제가 이뤄진 도로는 모두 10곳이다.
출근길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진 데다가 차량을 몰고 나온 시민들이 많아 부산 주요 도로는 이날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부산 사상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55)는 "공장 직원 3분의 1이 제 시간에 출근하지 못했다"면서 "가야대로와 학장 교차로 등 서부산으로 가는 도로가 꽉 막히면서 평소 40분 출근길을 3시간 동안 운전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날 부산 중구 대표관측소에는 부산기상청 관측(1905년) 이래 9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사상 최고인 263.2㎜의 비가 내렸다.
이날 교통대란은 행정청의 부실 대응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진구 가야대로는 차량 수 대가 침수되며 오전 7시 40분부터 오전 9시 5분까지 통제됐지만 정작 관할 기초단체인 부산진구청은 통제가 끝나고도 1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10시 46분에 도로가 통제 중이라는 엉터리 안내문자를 보냈다.
사상구 학장 교차로는 이날 차량 10대가량이 침수되며 오전 7시 15분부터 오전 9시 10분까지 교통통제가 이뤄졌지만 기초단체는 1시간 30분 뒤인 오전 8시 46분에 뒷북 안내문자를 보냈다.
그나마 이들 두 지자체는 안내문자라도 보냈지만 다른 기초단체는 문자 전송조차 하지 않았다.
현행 시스템상 도로 통제는 경찰에서 하지만 정작 경찰에는 재난안전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모(36) 씨는 "비 피해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행정청의 노력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부산교육청은 이날 늑장 휴업조치 안내로 비난을 샀다.
이날 시 교육청과 5개 지역교육청에서는 각 가정에 집중호우로 임시휴업한다는 소식을 오전 8시 10분 문자로 알렸다.
그러나 이 시간대는 통상 학생들이 집을 떠나 학교로 가고 있는 시점이다.
뒤늦은 문자를 받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전화로 이 소식을 전하거나 아이들을 다시 데리러 폭우를 뚫고 학교로 가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