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단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앞두고서 이에 대한 경고성 및 추가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북한의 이날 외무성 성명은 "지난해 7월 미국의 대북 인권제재에 반발해서 성명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무성 '성명'은 북한 외무성에서 내놓는 각종 입장 발표 형식 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 그 아래로 대변인 성명, 담화, 대변인 담화,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등이 있다.
백 대변인은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인 9일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각종 축하 행사를 가진 데 대해서는 "자축행사를 통해서 내부결속에 주력을 하면서 핵 무력 지속개발 의지를 피력하는 대회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백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정부의 독자 제재안 마련에 대해서는 "지금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안보리 추가 결의가 이행되고 있고, 그동안에도 계속 안보리 제재 결의가 나왔다"며, "그래서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이날 오전 3시 "우리는 지금 미국의 행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이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서 보다 더 혹독한 불법무법의 '제재결의'를 끝끝내 조작해내는 경우 우리는 결단코 미국이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 성명이 나온 시간이 이날 오전 3시, 미국 시간으로 유엔 안보리 표결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2시라는 점은 유엔 안보리 표결에 앞서 미국을 강하게 압박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성명은 미국에 대한 비난과 함께 "우리는 그 어떤 최후수단도 불사할 준비가 다 되어있다", "우리가 취하게 될 다음번 조치들은 미국으로 하여금 사상 유례없는 곤혹을 치르게 만들 것이다", "세계는 우리가 미국이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강력한 행동조치들을 연속적으로 취하여 날강도 미국을 어떻게 다스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라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이 성명에서 언급한 '최후수단'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실거리 발사(30-45도의 정상각도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괌 포위사격 등이 거론된다.
결국 북한은 앞으로 유엔 안보리 제재나 미국의 추가 제재가 결정되면 이를 명분으로 활용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완성을 향한 자체 일정표에 따라 준비가 되는대로 유엔 안보리 제재를 빌미로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