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최 씨는 "A 호텔의 방 하나를 1년간 사용하게 해 주신다면 평생 홍보대사가 될 것"이라며 서울 마포구 A 호텔에 보낸 룸 제공 요청 이메일을 스스로 공개했고, 이 사실이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되면서 널리 회자됐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9. 10. 시인 최영미, 유명 호텔에 룸 요청…네티즌 갑론을박)
최 씨는 보도 이후 페이스북에 3차례 글을 올려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최 씨는 "아, 제 뜻을 이렇게 곡해해 받아들이다니. 집주인이 갑자기 방을 빼라 하니 어딜 가나, 막막해 고민하다, 도로시 파커의 생애가 생각나, 나도 그녀처럼 호텔에서 살면 어떨까? 거주지의 또 다른 옵션으로 호텔방을 생각해, 한번 이멜 보내본 건데, 그걸 왜곡해 내가 공짜 방을 달라 요청했다고 하니"라고 전했다.
또, 최초 보도한 기자에게는 "J 기자님 전화 안 받으시네요. 당장 기사 내려주세요. 그리고 분명히 밝히는데, A 호텔에 장기투숙할 생각, 지금 없어요"라고 밝혔다.
다음 글에서 최 씨는 "저는 A 호텔에 거래를 제안한 거지, 공짜로 방을 달라고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닙니다. 호텔에서 내 제안이 싫으면 받지 않으면 돼요.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평화로운 오후가 구겨져서 참... 그리고 처음 글을 올릴 땐 약간의 장난끼도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최 씨는 자신에 관한 오해를 풀겠다며 같은 날 또 다시 글을 올렸다. 최 씨는 "내가 홍보 해주고, 매주 시 낭송하면 한달 방값이 되고도 남는다 생각했지만, (아 근데 이런 글 쓰는 내가 싫네요) 그래도 남들이 갑질이다 난리칠지 모르니, 호텔에 상징적으로 한달에 얼마라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방 보자 한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새삼 깨달았어요. 한국사람들은 울 줄은 아는데, 웃을 줄은 모르는 것 같네요. 행간의 위트도 읽지 못하고… 내가 내 집만 있었더라면 이런 수모 당하지 않는데…"라며 "그리고 제가 특급호텔 원했다고 비난하시는데 하나 물어볼게요. 오래 집 없이 셋방살이 떠돌던 사람이 여름휴가 가서도 좁고 허름한 방에서 자야 하나요?"라고 반문했다.
최 씨는 1994년 데뷔해, 5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최근 낸 '시를 읽는 오후'도 20일 만에 1쇄 3천 부가 판매돼 2쇄를 찍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 씨는 지난해 5월 글을 올려 연간 소득 1300만 원 미만의 무주택자로 생활보호 대상자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