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교 교장들, 학생선수촌에서 '술판'

강원학생선수촌, 동창회 단합대회 장소로도 사용

2014년 10월 강원도 한 학교 교장단 부부 모임이 강원학생선수촌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선수촌 귀빈실에서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다.(사진=A교장단 모임 홈페이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강원학생선수촌 귀빈실을 유지,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모범을 보여야할 일선학교 교장단이 선수촌에서 술판을 벌여온 사실도 드러났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9월 8일 [단독] 진보교육감, 학생선수촌에 'VIP룸')


한 중학교 교장단은 2014년 10월 강원 평창에서 부부동반 단합 행사를 연 뒤 단체로 강원학생선수촌 귀빈실을 숙소로 이용했다.

이들은 귀빈실에서 술을 마시고 하루를 보냈으며 앞서 같은 해 8월에도 귀빈실에 머물며 음주는 물론 선수촌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학생선수촌에서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는 교장단 부부 모임 참가자들.(사진=A교장단 모임 홈페이지)
학교 고위 관계자들이 앞장서 동문회 모임을 선수촌에서 주선한 사례도 있었다.

지역 교육장(현 교육지원청장)이 포함된 강원도내 한 고교 동창회원들은 2011년 8월 정기모임 숙소를 강원학생선수촌으로 정했다. 이들은 선수촌 귀빈실에서 술을 마시고 학생 선수들의 체력단련실에서 여가를 즐기기도 했다.

여성들이 새벽까지 숙소 앞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기념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2015년 8월 강원 영동지역 한 고교 동창회도 강원학생선수촌을 단합행사 장소로 활용했다. 이들은 소강당에 술자리를 차리고 노래방 기계를 설치해 여흥을 이어갔다. 이들 모임 역시 한 학교의 교장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영동지역 한 고교 동창회원들이 강원학생선수촌 소강당에서 술자리를 마련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B고교 동창회 홈페이지)
2010년 5월에는 선수촌에서 일하는 관계자의 소개로 한 초등학교 동창회가 선수촌을 모임 장소로 사용해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2002년 강원학생체육훈련장을 모태로 2009년 명칭을 바꾼 강원학생선수촌은 학생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인성, 학습능력 제고를 담당하는 교육행정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선수촌 규정에 따르면 사용범위는 강원도 동계종목 훈련과 경기연맹 등록 단체, 스키대회 관계자 등으로 한정돼 있다.

특정 교장단과 동문회 등의 단합행사와 술자리는 사용 목적에 위배되지만 사용이 제한되거나 퇴촌 등 제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강원학생선수촌에서 모임을 마련한 한 교장 부부 모임에 초대된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사진=A교장단 모임 홈페이지)
김성근 강원도의원(교육위)은 "시대 변화에 앞장서 부응해야할 교육계 지도자들이 오히려 도덕적해이와 특권을 누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번 기회에 강원도교육청은 물론 강원도 주요 기관의 잘못된 특권이 남아있는지 전체적으로 점검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원도교육청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숙박시설이 있는 직속 기관에 공문을 시행해 설립목적과 다르게 운영되는 사례가 없도록 특별 지시했다"며 "도민들에게 신뢰받는 강원교육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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