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사드배치 관련 메시지를 일단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언제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 그 이유는 사드배치라는 부분들이 (국제적으로)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께 드릴 수 있는 최적의 메시지가 준비된다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말씀드리겠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이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검토 사실을 공개한 것은 사드 긴급 배치 이후 거세게 일고 있는 일각의 비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 스스로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절차적 민주성과 국회 비준 동의 공약을 져버렸다는 비판과도 무관치 않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사드배치와 관련해 강조해온 절차적 정당성과 국회 비준 동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라고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 정부는) 사드배치에 있어서 일관성을 갖고 원칙을 지켜왔다"며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TV방송토론회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있으면 사드를 배치할 수 있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또 "절차적 투명성과 국회비준 동의 문제를 얘기했는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계속 진행됐고 그러다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임시 배치를 전격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시 배치 이후에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기를 기다렸고, 환경부의 추가 보완사안을 지키는 데 또 2주의 시간이 지나갔다"며 "사드 임시 배치는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협의해서 날짜를 잡고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환경부 보완사안 이행 등을 거쳤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말한 절차적 투명성을 일관되게 지켰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국회 동의와 관련해서는 다소 군색한 해명을 내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실 국회동의나 비준은 국회쪽에서 요청이 있어야 한다"며 "잘 아시지만 야3당에서는 사드배치를 빨리하라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어서 국회동의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절차적 투명성 문제나 국회동의 문제를 간과했다든지 하는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며 "대통령이 언급했던 프로세스에 따라서 지금까지 진행돼 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