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졸업 후 프로 데뷔, 피나는 연습 덕
- "바람의 손자 좋지만 새 별명 지어주세요"
- 아버지 이종범 의식 않고 '내 야구' 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정후 (넥센 히어로즈 선수)
◆ 이정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정후 선수 인터뷰가 잡혔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이거 물어봐달라, 저거 물어봐달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 이정후> 요즘에 좀 저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게 많은 것 같아서. (웃음)
◇ 김현정> (웃음) 팬들의 사랑을 실감하세요, 요즘?
◆ 이정후> 네, 요즘 좀 실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저기 다니면 사인해 달라는 사람도 많고? 얼굴 알아보고요?
◆ 이정후> 알아보는 건 잘 모르겠는데요. 가끔 팬들이 알아봐주시니까 좀 신기해요.
◇ 김현정> 신기해요, 아직은?
◆ 이정후> 네네.
◇ 김현정> 이 정도 신인입니다, 여러분. 올해 데뷔한. 그런데 지난 화요일 지금은 LG의 타격코치죠. 서용빈 선수가 23년 전에 세웠던 신인 데뷔 해에 157안타 기록, 그 기록을 깨신 거죠, 이정후 선수?
◆ 이정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158번째 안타를 치던 그 순간, 무슨 생각이 드시던가요?
◆ 이정후> 그냥 처음에는 제가 원래 그런 거에 잘 의미를 두진 않는데 시합 끝나고 주변에서 축하도 많이 받고 기사도 많이 나오고 그래가지고 '아... 뭔가 대단한 일을 했구나' 해서 좀 뿌듯했어요.
◇ 김현정> 그렇게 대단한 일인 줄은 몰랐어요?
◆ 이정후>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기뻤습니다.
◆ 이정후> 그냥 축하한다고 해 주셨어요.
◇ 김현정> 네? 그게 다? 그게 다예요? (웃음)
◆ 이정후> 네. 축하한다고. 여기에서 좀 거만해지지 말고 아직 시즌 많이 남아 있으니까 그래서 그냥 축하한다고만 해 주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역시 대단한 아버지에 대단한 아들입니다. 아니, 아버지가 바람의 아들이니까 이정후 선수는 자동으로 바람의 손자가 되셨어요.
◆ 이정후> 네.
◇ 김현정> 그 별명은 마음에 드세요?
◆ 이정후>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이게 지금은 괜찮은데 나중에 제가 나이를 많이 먹고 그때도 지금처럼 불리면 조금 이상할 것 같아서. (웃음)
◇ 김현정> 지금은 바람의 손자라는 말이 싫지 않지만 나중에 사십 되고 이랬는데도 계속 바람의 손자 이런 건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 (웃음)
◆ 이정후> 네네.
◇ 김현정> 그러면 나만의 다른 거 뭐로 불렸으면 좋겠어요? 희망 별명?
◆ 이정후> 팬들이 지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팬들이? 그래도 혹시라도 생각한 게 있다면?
◆ 이정후> 특별히 생각해 본 건 없어요.
◇ 김현정> 아직까지는. 여러분, 팬 여러분. 이정후 선수가 별명 공모합니다. 바람의 손자보다 더 멋있는 걸로, 그래요. (웃음) 그런데 어디 가나 아버지 질문을 많이 받으시잖아요, 아직은. 조금 지겹거나 혹은 부담스럽거나 불만은 없습니까?
◆ 이정후> 그렇죠. 아무래도 저는 제 야구를 하고 있는데 자꾸 아빠를 연관시키시니까 아마추어 때는 제 이름 말고 아버지 이름이랑 비교를 많이 하셔가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랬는데 이제 프로에서는 완전히 제 이름으로만 평가해 주시니까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요즘은 사실은요. 이종범 선수, 아버지가 더 서운하실 것 같은 게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가 아니라 '이정후의 아버지가 이종범이야' 이렇게 얘기해야 아는 젊은이들도 많을 정도예요.
◆ 이정후> (웃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아버지 아들로 많이 알고 계셔가지고. 그래도 1년차라서 3, 4년 더 잘해서 완전히 제 게 되어야지 그때 좀 뿌듯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여러분, 화요일에 신인 최다안타 기록을 세웠습니다. 넥센의 이정후 선수 만나고 있습니다. 올해 나이 20살.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입단을 한 거죠?
◆ 이정후> 네.
◇ 김현정> 보통 고졸 신인들은 입단하고 나서 한 2~3년 정도는 데뷔를 위해서 몸 풀기, 적응기 이런 걸 갖기 마련인데 바로 타석에 섰어요, 이 선수는.
◆ 이정후> 우선 제가 운이 좀 좋았던 것 같고 감독님, 코치님들께도 너무 감사한 게 처음에 많이 부족했는데 계속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주셔가지고 제가 좀 더 발전을 해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운이 좋았다, 지금 겸손하게 말씀을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보니까 노력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혼자 집 앞 주차장에서 하루에 스윙 200개씩 했었다면서요, 이정후 선수. 그거 하면서 좀 지치고 이런 적은 없었어요? 이렇게까지 내가 해야 되나 이런?
◆ 이정후> 아니요. 그걸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어서 했던 거고. 그때 많이 해 놔야지 나중에 내가 더 프로를 가든 대학을 가든 리그에 가서 더 잘할 수 있겠다 생각해서 하게 됐는데 지금 보면 그게 좀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그런데 고등학교 야구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프로 공을 받아본 적이 없잖아요.
◆ 이정후> 네.
◇ 김현정> 그거 많이 다를 텐데, 공이?
◆ 이정후> 네, 일단 투수들 공 스피드나 제구력이랑 변화구 같은 게 완전히 달라서 처음에는 좀 힘들었는데 적응하고 나서부터는 조금 괜찮아졌어요.
◇ 김현정> 괜찮아요? 그러면 언젠가는 아버지를 내가 뛰어넘어야겠다, 뛰어넘을 수 있다 혹은 그런 목표 같은 거 세우세요?
◆ 이정후> 아버지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보다는 제가 저로 인정받고 싶은 게 목표여가지고. 너무 그것만 의식하다 보면 제 게 무너질 수 있는 거여서 그냥 제 할 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이정후> 아니요. 그런데 그렇게 놀았을 때 오는 즐거움이라든지 그런 것보다 야구를 잘했을 때 오는 즐거움이 저한테는 더 좋은 것 같아서요.
◇ 김현정> 더 좋아서, 더 좋아서. 여자친구는 없군요, 그러면?
◆ 이정후> 네, 아직 없습니다.
◇ 김현정> (웃음) 그래요. 20살의 이정후 선수. 이제 남은 경기 하루하루 안타 칠 때마다 신기록이잖아요. 몇 개까지 목표하세요?
◆ 이정후>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하루에 한 개씩만 꾸준히 쳤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한 174개, 175개 되지않을까.
◇ 김현정> 꼭 달성했으면 좋겠고요. 저는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끝으로 꿈이 있다면?
◆ 이정후> 우선 이 넥센이라는 팀에 와서 제가 꾸준히 기회받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 팀 우승은 못해가지고요. 제가 있는 동안은 우승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 김현정> 우승 한 번 하는 게 꿈. 이정후 선수, 저는 20살이라는 게 잘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참 침착하고 깊은 선수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신인 기록 정도가 아니라 정말 아버지를 뛰어넘는 선수가 돼주세요.
◆ 이정후>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이정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신인 안타 기록,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넥센의 이정후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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