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집배원 사망…"절대인력 부족이 원인"

업무 중 교통사고 당한 집배원, 왜 공상 처리 아닌 병가 처리 했는지도 의문

■ 방송 : 광주 표준FM 103.1MHz (17:05~18:00)
■ 제작 : 조성우PD / 구성 : 박지하 작가
■ 진행 : 이남재 시사평론가
■ 방송일자 : 9월 7일 목요일  

[집배노동조합 광주지부 국중신 준비위원장 인터뷰 전문]

◇이남재> 최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의 과로사와 자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광주에서도 한 집배원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올해만 해도 과로사와 자살,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집배원들이 10여 명에 달하는데요. 우체국 집배원들의 노동 실태를 비롯해 이번 사망 사건 등과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를 집배노동조합 광주지부 국중신 준비위원장과 나눠봅니다. 위원장님 나와계시죠?

◆국중신> 네 안녕하십니까.

◇이남재> 네 먼저 너무 안타까우시겠어요… 언제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겁니까?

◆국중신> 서광주 우체국에서 일하던 집배원이 9월 5일 자신이 살고 있던 집에서 사망한 사고입니다.

◇이남재> 그럼 지금 장례는 다 마치셨나요?

◆국중신> 현재 유가족께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강력히 요구하셔서 발인을 연기한 상태고, 이것에 대한 대책위가 꾸려진 상태입니다.

◇이남재> 구체적으로 사건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어떻게 발생한 사건입니까?

◆국중신> 네, 집배원이 얼마 전 업무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지금까지 병가를 내고 쉬고 있었는데 9월 5일이 마지막으로 출근을 해야 되는 날짜였고 우체국에서 출근을 종용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배원은 아직 통증이 심하고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병가를 연장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태에서 결국 5일 출근 당일 목숨을 끊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남재> 아픈 상황에서 출근을 해야 하는 심적 압박감이 있으셨겠군요…

◆국중신> 네 그래서 유서에서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을 하라 한다.. 사람 취급 안한다 가족들 미안하다는 짤막한 글을 남기셨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의문인 것은 업무 중 발생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공무 처리가 되지 않고 왜 병가 처리를 했는지 의문입니다.

◇이남재> 그러니까요, 왜 업무 중 발생한 사고인데 왜 병가를 냈는지...

◆국중신> 그것이 당연한 처리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병가 처리하고 출근을 종용했는지 의문이고 제가 알기로는 지금 서광주가 무사고 1000일을 앞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이남재> 아 이 부분은 조사를 해야 될 부분인데요? 지금 병가 처리해서 몇 개월 쉬었나요?

◆국중신> 한 달을 쉬셨죠.

◇이남재> 한 달. 공상 처리 하면 넉넉히 쉴 수 있지 않나요?

◆국중신> 그렇죠, 공상 처리면 그 분이 완벽히 완쾌될 때까지 치료를 완료를 하고 출근할 수 있었을 텐데 병가 처리를 해버리니깐 사측에서 출근을 종용하고 이런 구조가 됐다는 겁니다.

◇이남재> 사실 이 부근이 사건을 풀 수 있는 핵심 단서가 될 것 같은데요?

◆국중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남재> 추석을 앞두고 최근에 택배 업무가 굉장히 밀리죠?

◆국중신> 명절 때는 거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곳이 우체국인데.

◇이남재> 사실 공상처리 하지 않은 부분, 추석 앞두고 얼마나 재촉했을지.


◆국중신> 그 부분은 정말 명백히 밝혀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유가족과 저희 대책위가 함께 해서 이 부분을 끝까지 파헤쳐서 책임자가 있다면 명백하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이남재> 이렇게 집배원들의 과로사 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국중신> 그렇죠, 올해만 해도 과로사로 5분, 사고로 3분 등 벌써 전국적으로 15분의 집배원 동료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전라도, 경상도, 등등에서 모두 발생하는데 사측에서 말하는 것처럼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거죠. 결국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이남재> 우체국 집배원 분들의 출근 시간이 너무 빠르던데요?

◆국중신> 네 저희 광주우체국 집배원들 같은 경우도 거의 7시면 출근을 완료합니다. 우체국에서는 7시 30분부터 정식 근무 들어가고 오후 5시30분에 업무가 완료 되는데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집배원들의 업무 시작이 워낙 빠르고 일찍 일을 시작하다 보니 과로가 누적이 되고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남재> 5시 30분이 퇴근 시간이라도 정각에 퇴근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고 하던데요?

◆국중신> 그렇죠, 저희 업무가 자기의 부여된 물량을 모두 소화해야, 배달을 완료해야 업무가 끝나고 또 우체국 가서 다음날 나갈 물류를 나눠야 일이 끝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5시 30분에 끝내기 위해서라도 아침 일찍 나가려고 합니다.

◇이남재> 위원장님은 하루 배달 평균량이 어느 정도 됩니까?

◆국중신> 저도 지금 아직 배달을 못 끝내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 아침 8시30분에 나와서 아직 못 끝냈는데 물론 오늘은 특수한 상황입니다만, 거의 매일 등기는 100여 통 일반 편지는 1000여 통을 넘게 배달하고요,

◇이남재> 그럼 천 백 통 이상을 배달하는군요?

◆국중신> 거기에 소형 택배, 반품 수거도 해야 합니다.

◇이남재> 그리고 고지대 같은 곳 아파트 20층 올라가도 주인이 없으면 다시 또 가야 하죠?

◆국중신> 그렇죠, 등기 같은 경우는 일반 편지는 우편함에 배달하지만 등기는 서명을 받아야 해서 부재중인 세대는 다음날 다시 방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죠.

◇이남재> 그런데 집배원 분들은 이렇게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노동시간을 초과해도 상관이 없는 건가요?

◆국중신> 근로기준법 59조에 초과를 못하게 돼 있지만 예외를 담는 직업이 있습니다. 특례업종 거기에 집배원이 포함이 돼요... 그리고 또 하나는 집배원들은 공무원과 비정규직이 있는데 공무원들은 공무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그것마저도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는 모두 어쩔 수 없이 해야 합니다. 명절 같은 경우엔 거의 6시에 출근을 해서 밤 10~12시 까지 일하는 게 다반사였으니까요.

◇이남재> 너무 안타까운 일인데요. 마지막으로 지금 문재인 정부, 사실 노동친화적 정부라고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은데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국중신> 지금 현재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집배원 노동자들 사망사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구조적인 문제의 가장 핵심은 절대인력부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현재 저희들은 1년 평균 노동시간을 2800시간을 일하고 있어요. 2800시간을 일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절대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희들의 요구는 4500명의 인력을 충원해서 장시간 노동하는 구조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싶고요, 그것과 관련해서 저희 집배노조와 사회단체가 진상규명, 과로사 대책위를 꾸려냈고 정부 차원에서도 사측과 노조가 함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하루 빨리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남재>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국중신> 네 고맙습니다.

◇이남재> 지금까지 집배노동조합 광주지부 국중신 준비위원장과 이야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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