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2012년, 세월호 참사 뒤 2015년 군무원 대거 채용
-공고 없던 군무원도 신규채용 명단에
-'스마트폰 해킹' 이탈리아 해킹팀과도 접촉
-"777부대의 석연찮은 의혹, 국회 차원에서 규명할 것"
■ 생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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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 뉴스 속을 훅 파고듭니다. 훅뉴스 시간, 김정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어떤 주제를 갖고 오셨어요?
◆ 김정훈> 먼저 2013년 10월 국방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사이버사령부 직원들이 그러면 국내 사이트에서 댓글 다는 것에 대해선 보고를 받으셨습니까?"
-그 문제는 북한이 우리 대한민국 정부의 실체를 부정하고 선전, 모략, 선동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댓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북한사람들이 '오유'나 '일베' 이런 곳에 글을 쓰고 있다고 판단하고 계신 겁니까? 그것에 대한 방어용으로 우리 군이 댓글을 달고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계신 겁니까?"
-댓글이 아니고 하나의 대응차원입니다 이것은..
◇ 김현정> 김광진 의원이 장관한테 군 사이버사령부 직원한테 국내 사이트에 댓글 다는 거 아느냐 했더니 그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거다, 해명하는 건가요?의 댓글 파문 얘기군요?
◆ 김정훈>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파문 얘기죠. 국가정보원의 경우 내부 적폐청산TF를 통해 과거 댓글 공작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마찬가지 활동을 했던 사이버사령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수사를 통해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심리전단장 한명뿐이었고요.
◇ 김현정> 군에서의 대응 활동, 이건 왜 이렇게 실체 규명이 안되는 걸까요?
◆ 김정훈> 사이버사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을 지낸 김기현씨가 최근 폭로에 나섰는데, 조직적인 댓글 활동이 꼬리를 잡힌 후에도 의도적 부실 수사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KBS는 이런 폭로를 알고도 보도하지 않았고, 결국 언론노조 KBS본부 차원에서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습니다. 그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김기현씨]"워딩이 좌파, 종북, 빨갱이, 김정은 앞잡이, 북한으로 가라, 국익에 좀먹는 새끼, 그런 워딩을 쓰는 거지... 진짜 오리지널 댓글 단 포털은 빠졌지. 의도적으로 수사를 회피하고 지연시키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죠. 수사본부도 그걸 묵시적으로 승인해줬고"
◆ 김정훈> 그런데 과연 군에 의한 여론 공작은 사이버사령부에서만 이뤄졌을까요?
◇ 김현정> 그럼 다른 군부대도 관여돼 있을 수 있다?
◆ 김정훈>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의혹 제기는 있었습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이 조금씩 알려지던 2013년 11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 내용입니다.
◆ 김정훈> 군무원 가운데 정치적으로 편향된 댓글을 쓴 이들을 확인했는데, 그 소속이 777부대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777부대요? 처음 들어보는데요?
◆ 김정훈>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겁니다. '쓰리세븐' 부대라고도 불리는데, 대북 감청이 주 임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존재 자체가 기밀일 정도인데, 바꿔 말하면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여간해서는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 김현정> 오늘 '훅!뉴스' 주제가 바로 이, 베일에 가려진 777부대이군요?
◆ 김정훈> 또다른 '댓글' 의혹 777부대, 그 수상한 그림자를 취재해 봤습니다.
◇ 김현정> 그럼 2013년으로 돌아가서, 이석현 의원의 질의 이후 조사 결과가 나왔나요?
◆ 김정훈> 2주가 지난 뒤 이석현 의원과 당시 김관진 국방부장관의 질의응답으로 확인해보시죠.
[녹취: 이석현 의원, 김관진 장관 문답]
(이)"처음에 기무사령부인 것 같다고 했더니 아닙니다라는 반응은 불과 3시간만에 나왔단 말입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조사해달라고 했더니 두 주일이 지나도 아무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조사를 안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김)"조사는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이)"뭐가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제가 사이버사령관에게..."
(이)"촉구 좀 해서..."
◇ 김현정> 이석현 의원이 끝내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하는 거죠?
◆ 김정훈> 그렇습니다. 이석현 의원이 제기한 건 777부대 군무원의 댓글 의혹이죠? 그래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실을 통해 777부대 신규채용 군무원 명단과 최초배치 보직 현황 자료를 확인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더욱 의심스런 정황이 눈에 띄었습니다.
◇ 김현정> 군인이 아니라 군무원 명단이요?
◆ 김정훈> 777부대는 특수 임무를 띄고 있기 때문에 전문 기술을 가진 이들을 군무원으로 뽑아 활용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뽑힌 이들이 모두 198명입니다. 시기에 따라 채용 인원이 들쭉날쭉한데, 의미있는 해석의 여지가 있습니다. 김중로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 김현정> 777부대에서 군무원들을 대거 채용하는 때가 있는데 그게 대선과 세월호 그 시기 무렵이다?
◆ 김정훈> 대선과 세월호를 염두에 둔 채용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거죠? 그런데 같은 기간 전체 신규채용 인원 가운데 하위직인 기술정보 8급과 9급 직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열명 중 여섯 명이거든요. 특히, 같은 기간 9급의 채용 조건은 단 한해를 빼면 '자격제한 없음'이었습니다.
◇ 김현정> 아까 설명대로라면 대단히 특별한 임무를 띈 부대 아닙니까? 그런데 자격제한이 없는 민간인들을 상당수 선발했다?
◆ 김정훈> 더 의심스런 정황은, 채용 공고된 인원과 실제 채용된 인원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2015년엔 기술정보 9급에 26명을 뽑기로 했지만 실제는 40명을 선발했고요, 2013년엔 한명도 채용공고가 나지 않은 기술정보 8급에 17명이 뽑혔습니다. 2012년도에도 6명을 뽑겠다던 기술정보 8급에 18명이 선발됐고요.
◇ 김현정> 공고도 안된 인원까지 뽑았어요?
◆ 김정훈> 숨겨진 모종의 계획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게 김중로 의원의 지적인데 들어보시죠.
[녹취: 김중로 의원]"쓰리세븐 부대에서는 저희 의원실의 요청을 오해해서 자료를 틀리게 작성했다는, 쉽게 이해가지 않는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자료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하는데 단순한 실수라는 해명을 믿고 넘어가기엔..."
◆ 김정훈> 777부대 측은 승진자까지 신규채용자에 포함한 단순 실수라고 했습니다. 이후 다시 제출한 자료 역시 기존 자료와 신규채용자 수가 맞지 않습니다. 문서 작성자의 잇따른 실수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요?
◇ 김현정> 인원의 과도한 선발이 이상한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건데, 777부대는 처음 설명한 대로 대북 감청 부대라고 했잖아요. 과연 그 기능이 북한이 아닌 남한을 향했을까 의심하는 건 과한 거 아닌가요?
◆ 김정훈> 이걸 떠올려보시면 어떨까요? 과거 이탈리아 '해킹팀'이라는 곳에서 국정원에 해킹 프로그램을 판매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을 도감청하거나 들여다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 김현정> 그거러 사들였다고 해서 논란이 됐죠?
◆ 김정훈> 해킹팀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되면서 알려진 내용이죠. 그런데, 국정원뿐만 아니라 777부대 역시 그 해킹팀과 접촉했습니다.
◇ 김현정> 777부대도요?
◆ 김정훈> 2013년 2월부터 5월 사이, 이탈리아 해킹팀이 국내 연락책인 '나나테크'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구성해 봤습니다.
[나레이션]
해킹팀 "3월 28일, 또다른 고객에게 시연할 기회를 만들 수 있는가?"(2/27)
나나테크 "3월 28일 또다른 시연을 할 수 있는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2/28)
해킹팀 "어디인가?"(2/28)
나나테크 "새 고객은 SEC다."(3/20)
해킹팀 "수요일 오후나 목요일 오전에 면담 일정을 잡아달라."(3/20)
나나테크 "SEC가 목요일 오후 3시에 가능하다고 확인해주었다."(3/25)
해킹팀 "우리는 SEC에게 시연을 했고 그들은 우리 솔루션에 매우 만족한 것으로 기억한다."(5/14)
◇ 김현정> 이탈리아 해킹팀이 새로운 고객 SEC한테 무슨 솔루션을 팔려고 한 거네요? SEC가 뭔가요?
◆ 김정훈> 777부대의 또다른 별칭입니다. Signal, Electronic, Communication의 앞글자를 따서 SEC연구소라고도 불립니다. 솔루션이라는 건, 국정원에 팔았다는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입니다.
◇ 김현정> 군의 777부대가 스마트폰 해킹에도 관심을 가졌던 거네요.
◆ 김정훈> 북한을 감청하는 부대가 스마트폰 해킹에 관심을 둘 이유가 뭘까요? 당시 북한은 스마트폰 자체가 드물고 인터넷 연결망은 거의 구축되지 않았던 상태였는데 말이죠. 하지만 공개된 이메일은 여기까지여서 실제 프로그램이 매매됐는지 여부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 김현정> 만약 777부대까지 남한 사회에서 정치 편향적인 공작을 벌인 것이라면, 독단적으로 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 김정훈> 그 점에서 또다시 국가정보원이 등장합니다. 국정원이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각종 정보와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업무를 총괄하기 때문인데, 19대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전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김광진 전 의원]"국정원 법에 의하면 정보와 보안 업무 관련해선 전체 국가 예산을 기획 조정하는 업무를 갖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감청장비를 산다면, 777이든 기무사든 사이버사든 산다면 중첩되잖아요. 콘트롤 타워가 하나 있어야... 당연히 기획 조정을 하기 때문에 관리, 감시, 결산, 감사 권한도 국정원에 있습니다."
◇ 김현정> 국정원이 개입해서 777부대도 콘트롤 했을 것이다?
◆ 김정훈> 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인데, 국정원이 나쁜 씨앗을 잉태했다면 777부대에서도 나쁜 가지가 자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건, 군의 여론 조작 활동은 여전히 제대로 규명된 건 없어요. 하지만 의혹은 투성이고요. 그런데도 의혹의 777부대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태네요.
◆ 김정훈> 국방부가 '댓글공작 진상규명 TF'를 발족한다고 합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 사건을 재조하겠다는 것인데, 국회 국방위 간사인 김중로 의원은 777부대에게 제기되는 의혹도 함께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김중로 의원]"사이버사령부뿐만 아니라 쓰리세븐 부대에 대해 제기된 의혹, 신규군무원 채용 과정의 석연치 않은 점이 함께 밝혀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저 역시 국정감사를 비롯해 이후의 의정활동을 통해 군의 정치개입, 쓰리세븐 부대의 해킹의혹 등에 대해 철저한 규명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 김정훈> 이에 대해 777부대 측은 북한의 통신정보 취합 역할만을 했을 뿐이라고 거듭 해명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시작되는 군내 적폐청산 움직임이 각종 의혹을 규명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