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의혹 KAI 현직 임원 영장 기각

하상용 전 KAI 사장 수사 차질 예상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임원이 7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군과 공무원, 언론사 관계자들로부터 취업 청탁을 받고 채용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직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 회사내부 신입사원 채용과정 등에 비춰 피의자의 죄책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KAI 경영지원본부장 이모(57)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면서 "기본적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고, 주거가 일정한 점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이씨는 전날 법원에 출두하면서 '혐의를 인정하느냐', '사장의 지시를 받았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만 답했다.

앞서 이씨가 채용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10여명에는 언론사 간부의 아들, 유력 정치인의 조카, 전 공군참모총장의 공관병, KAI가 있는 사천시 공직자의 아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 4일 업무방해와 뇌물공여 혐의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인사 청탁을 한 일부가 공무원 신분이었기 때문에 뇌물공여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이날 KAI 현직 임원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모든 의혹의 정점인 하성용 전 KAI 사장을 향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장 기각과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노골적 취업비리가 반복됐고, 이씨가 소재를 밝히지 않고 출석 불응했던 사정 등을 볼 때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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