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자리 추경인데…문재인은 되고 남경필은 안된다?"

'내로남불'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향한 비판 목소리

남경필 경기도지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정부의 100조 일자리 추경은 괜찮고, 남경필 경기지사의 200억 청년 일자리 추경은 안 된단 말입니까?"

10년에 최대 1억 원을 보장하는 '청년연금'을 비롯한 청년마이스터통장, 청년복지포인트 등 이른바 '경기도 3대 일하는 청년 시리즈'를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관계자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남경필 경기지사가 야심차게 꺼내 놓은 청년 정책이 빛을 보기도 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일하는 청년 시리즈' 정책을 심의한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중심으로 정책 설계의 허술함 등을 들며 관련 예산 20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경기도측은 예산결산특별위원들을 설득해 사업 예산을 되살릴 계획이었으나, 6일 열린 예결위 전체 회의 분위기로는 이마저도 쉽진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승원(광명3) 대표의원은 "10년이라는 장기적인 복지정책을 수립하는데, 복지부와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더욱이 세부적인 설계도 허술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여, (남 지사가) 정말 하고 싶다면 세밀하게 정책을 설계해서 내년 본예산에 수립해서 진행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윤재우(의왕2) 예결위 간사도 "청년마이스터통장의 경우 34세 이하 청년근로자에게만 월 30만 원을 지급한다는 것인데 34세를 넘는 근로자와 임금역전이 생길 수 있고, 업체에서 지원금 탓에 임금을 인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프로세스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절차적 하자들은 충분히 해결이 가능한 문제들이라고 반박했다.

임종철 도 경제실장은 "경기도가 앞서 시행했던 청년통장을 모델로 1년 가까이 사업을 설계했다"며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은 예산수립과 병행이 가능하며, 복지부와의 협의는 정책수립 단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일자리 사업은 응급환자가 생겨서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같다"며 "문재인 정부가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100조 일자리 추경을 한 이유가 시급하고 급하니까 한 건데, 경기도 역시 국가사업에 보조를 맞춰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 '내로남불'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향한 비판 목소리

이런 가운데,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청년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남 지사의 청년 일자리 정책이 좌초 위기에 있다는 보도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도의회 민주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이디 jiin****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내로남불' 정권 잡더니 더하다"고 일축했고, djsd****는 "문재인이 하면 잘하는 거고 남이하면 졸속행정이라니 경기도를 위해 일해라. 도지사 발목 잡을 생각만 하지 말고…"라는 비판의 글을 남겼다.

전국청년정책연대 '청년과 미래'도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도 일하는 청년정책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청년과 미래' 정현곤 대표는 "청년정책은 이념이나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의 삶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들에게 과감한 투자를 하게 되면 청년들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다. 반대로 이해관계에 얽매여 청년정책이 표류하게 되면 불신만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하는 청년 시리즈는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통한 청년 일자리 마련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청년연금, 청년마이스터통장, 청년복지포인트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청년연금은 도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근로자가 10년 이상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도도 동일한 금액을 지원, 퇴직연금을 포함해 최대 1억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청년마이스터통장은 제조 분야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에게 2년간 월 30만원씩 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고, 청년복지포인트는 2019년까지 청년근로자 10만 명에게 연간 최대 120만원의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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