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 '35층' 확정…대치 은마·압구정 현대 영향 불가피

서울시 "잠실주공 5단지 '명품 단지' 만들겠다"

위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최고 높이 50층, 전체 6천4백여 가구의 대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이 7개월여 만에 사실상 통과됐다.

하지만 가장 예민했던 주거생활지의 층고에 대해서는 35층 이하로 확정돼 앞으로 50층을 고집하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단지들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열린 제16차 도시계획위원회 위원회에서 '잠실아파트지구 1주구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변경 및 경관계획안'이 상정돼 보류됐다고 7일 밝혔다.

하지만 단지내 공공시설 등에 대한 국제현상공모 관련 세부 사항만 논의 과제로 남은 만큼 사실상 심의 문턱을 넘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이번 심의에서 초고층 규제 원칙을 다시 한번 지켜냈다. 주거생활지에 대해 35층 이상 건축 불가 방침을 고수했고, 임대주택 물량은 결국 최대치로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제3종일반주거지역 35층 이하·준주거지역 50층 이하'라는 '2030서울플랜' 상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도시기본계획상 높이관리기준에 맞춰 중심성이 있는 도심·광역중심의 상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에서만 51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 건립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용도계획과 관련해 사업지 내 잠실역 인근 지역을 일부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되 준주거지역 건축 연면적의 약 35%를 호텔, 컨벤션, 업무 등 비주거용도로 계획하는 등 광역중심 기능을 모두 수용했다.

여기에 정비기반시설 등 공공기여에 대해서도 일반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 비해 상회하는 규모인 전체 부지면적 대비 16.5%를 공원, 학교 등 이외에 한강명소화를 위한 문화시설을 도입했다.

첨예한 사안으로 꼽히던 단지 내 굴뚝 보존, 관통 도로 설치, 학교 시설 조정 등의 문제도 서울시 의견이 대부분 반영됐다. 굴뚝은 향후 진행될 국제현상공모에서 최종 결정될 문제지만 서울시는 사실상 역사 보존을 위해 타워형 아파트 1개동과 굴뚝을 보존하는 쪽으로 권고했다.

단지 관통 도로 역시 재건축 수익성을 떨어뜨려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으는데 시간을 들였지만 단지 위에 지상으로 도로를 내야 한다는 서울시 주장이 사실상 받아들여진 상태다. 당초 조합은 올림픽대로 앞쪽 방향으로 지하 도로를 만들려는 계획안을 냈다.

학교 문제는 '설치'로 양보 된 듯 하지만 기부채납으로는 결국 인정하지 않았다. 조합이 제시한 정비계획안에는 기부채납 명목으로 중학교 1곳과 초등학교 2곳이 포함됐지만 서울시는 학교 용지 기부채납 비율이 높으면 임대주택ㆍ공공인프라 등 기반시설 공공기여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시는 임대주택 비율도 최대한 받아냈다. 최근 승인을 받은 한강변 재건축 단지와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인 602가구를 소형임대로 배정했다. 재건축 후 전체 물량이 6401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10가구 중 1가구꼴로 임대가 들어서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역 일대의 대표적인 경관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국제현상설계 지침을 마련할 것"며 "이 단지를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뜻을 조합측이 공감해 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고 15층 30개동 3930가구의 아파트로 구성된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5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6401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이번 심의를 통해 수권소위로 안건이 넘어가면 사실상 최종 승인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잠실주공5단지의 이번 심의가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정비계획 수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은마아파트는 주거동을 49층으로 계획한 기존 정비안을 그대로 심의에 올려 서울시로부터 퇴짜를 받았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가 입지한 학여울역 일대는 아파트단지와 양재천으로 인해 주변과 단절돼 있는 주거지역으로 도시기본계획상 중심지로 설정된 곳이 아니다"며 "중심지 범역에 포함되지 않는 주거생활 중심의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35층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에 대해 이례적으로 '미심의'를 통보하며 공개적으로 불가 판정을 선언, 규정을 따를 것을 권했다.

눈치를 보고 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와 비슷한 계획안을 꾸린 상태로 일단은 은마아파트의 추후 진행 상황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역시 50층 초고층을 준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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