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살던 경상도 퇴적암지대서 희귀식물 다수발견

대구돌나물·망개나무 등 7백여종 자생…북방계·남방계 공존해 특색

대구돌나물.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경북 안동과 의성 일대 퇴적암 지대에서 대구돌나물과 망개나무 등 희귀식물을 포함해 7백여 종의 식물이 자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7일 "지난해부터 이들 퇴적암지대의 식물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728종의 관속식물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지금으로부터 약 1억년 전 공룡이 번성한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지형이다. 경상도에 넓게 분포해 학술적으로 '경상누층군'으로 불리며, 공룡화석이 출토되는 경남 고성군과 경북 의성군, 전남 화순군 등이 대표적 지역이다.

이번 조사에선 대구돌나물, 망개나무, 향나무 등 여러 희귀식물의 새로운 자생지가 확인됐다. 국내 자생지가 몇 곳 되지 않는 희귀종으로, 대구돌나물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의 평가기준 적용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돼있다. 망개나무도 2012년까지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됐던 관심대상종이다.

망개나무.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왜미나리아재비.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해변싸리.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들 지역에선 가새잎꼬리풀, 산개나리, 실제비쑥 등 18종의 한반도 고유종도 발견됐다. 함께 발견된 덕우기름나물과 장군대사초는 국내에서 석회암지대에서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비석회암지대에서 발견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해발고도가 평균 4백m로 낮은 지역임에도 고산지대에서 주로 발견되는 다북떡쑥과 선이질풀, 왜미나리아재비 등 북방계 식물도 다수 발견됐다. 남부 해안 근처에 주로 사는 해변싸리와 층꽃나무 등 남방계 식물도 큰 집단을 이뤄 자라는 것으로 관찰됐다.

자원관 관계자는 "경북 퇴적암지대는 북방계와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특이한 식생 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서식 변화가 느리게 진행되는 바위지대와 건조한 토양층이 넓게 분포하면서 다양한 희귀종의 잔존집단들이 살아남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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