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사퇴…"자강(自强) 불씨 사그라질까 고심 길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승계할 듯…비대위 들어서면 유승민‧김무성 물망

사퇴의사를 밝힌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인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7일 스스로 사퇴했다. 지난 6월 26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후 74일 만에 불명예 퇴진이다.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면서 "안보-민생의 이중위기 국면에서 야당 대표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점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의 사퇴는 지난달 31일 불거진 금품수수 의혹 때문이다. 사업가 옥모(여‧65)씨는 20대 총선 직전이었던 2015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업상의 편의를 약속받고 이 대표에게 현금과 명품 등 6천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줬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빌린 돈이 있는 것은 맞지만 모두 되돌려줬다고 해명했다. 해당 사건은 옥씨의 진정에 따라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이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실체적 진실은 조만간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억울한 누명이지만 모든 진실과 제 결백을 검찰에서 떳떳하게 밝히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 대표의 거취 표명이 지연되자 바른정당 내부에선 "빨리 물러나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는 결단의 시점이 늦춰진 배경에 대해 "제 사퇴로 자강(自强)의 불씨가 사그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하는 분들 때문에 고민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당 대표직은 주호영 원내대표 혹은 전당대회 차점자인 하태경 최고위원 중 1명이 맡아 임시 대행제제를 꾸리게 된다. 당헌·당규 상 30일 이내 당 대표 선출을 다시 하게 돼 있지만, 정기국회 와중이어서 적절치 않다는 반론이 있다.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강력한 임시 당권을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주된 기류다. 3선급 의원에게 맡겨 세대교체를 이루자는 대안과 당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유승민‧김무성 의원이 나와야 한다는 차출론으로 나뉘어 있다.

대선후보를 역임한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자강론이, 김 의원이 맡게 될 경우 한국당을 겨냥한 보수통합론이 당의 주된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