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그런데 서 교수는 처음에는 "잘 아는 국정원 직원의 허위보고로 인한 것"이라며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완강하게 주장했다가 계속 말이 바뀌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서경덕 교수 논란, 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서경덕 교수의 말이 어떻게 바뀌었나?
= 서 교수가 국정원 민간인 댓글팀장으로 활동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는 지난 3일 오후 5시쯤 한겨레신문에서 처음 보도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서울 ㅅ대학 서아무개 교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진 국가 공식 위원회에서 위원을 맡았고 방송 등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인물"이며 "국정원은 서 교수가 2011년 9~10월에 걸쳐 2개월 정도 트위터 등을 통해 사이버심리전을 벌이고 활동비 등을 받아간 사실을 파악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 그리고 추가 해명을 하지 않았나?
해명은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 "국정원 댓글팀장을 맡았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전혀 사실 무근"이고 둘째 "무슨 차명폰을 사용한다거나, 트위터 다른 계정을 만들어서 활동한 사실이 전혀 없다. 또한 활동비를 받았다는 언론 기사를 봤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것, 셋째는 앞서 해명했던 국정원 직원이 실적이 모자라 자신의 이름을 도용했다는 것 등이었다.
"제가 쓴 글에 단 하나라도 사실이 아닌 것이 있으면 제 교수직 및 20년 넘게 해 온 한국 홍보 활동을 모두 내려놓겠습니다. 여러분들 앞에서 약속하겠습니다"는 전제를 단 해명 글이었다.
▶ 이 해명 이후 돈 받은 사실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나?
= 그렇다. JTBC는 지난 4일 "국정원 내부 문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영수증에는, 각 민간인 댓글 부대 팀장들을 관리했던 국정원 직원들의 보고서에 활동비를 준 뒤 받았다는 영수증까지 포함돼 있었다"며 "이 중에는 국정원이 추가 수사 의뢰한 민간인 18명에 포함된 서경덕 교수 명의의 영수증도 포함됐다. 작성 날짜와 서 교수로부터 받았다는 서명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서 교수의 주장을 뒤집는 보도였다.
JTBC는 또 "국정원 직원으로부터도 '서 교수에게 200만원 정도씩 여러차례 돈을 줬고 영수증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 그런 뒤에 다시 국정원 돈을 받은적이 있다고 시인 한거냐?
= 그렇다 돈을 받은 사실자체를 완강하게 부인하던 서경덕 교수는 JTBC와 통화에서 국정원 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서 교수는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지원받고 서명을 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유네스코 한글 작품 전시를 위한 운반비 지원이었다"고 밝혔다. "댓글이나 트위터 활동과는 무관하고 개인 비용으로 받은 것도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이어 6일 CBS노컷뉴스에 "제가 서명한 국정원 영수증은 댓글공작에 관련된 것이 아니고, 시기도 이명박 정부 때가 아니라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이라고 추가로
주장했다.
서 교수는 "뉴욕에서 파리 유네스코 본부로의 한글 작품 기증이 결정됐고, 국정원으로부터 작품 운반비로 400만~500만 원 정도를 실비 지원 받았다. 이때 (국정원 직원이) 영수증 같은 것을 가져와서 제 이름 옆에 서명한 것은 사실이다. 그 때가 2007년이었다"고 해명했다.
정리를 하자면 처음에는 아는 국정원 직원이 실적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도용했다고 해명을 했다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더니 돈을 받고 서명을 하기는 했는데, 이명박 정부 때가 아니라 참여정부 시절이라고 번복한 것이다.
▶ 서명을 했다는 건 시인하나?
= 시인하는 게 2007년 유네스코 관련 운반비를 받았다는 부분이다. 영수증에 서명을 했다는 것이고, 2011년에 돈을 받고 서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이제는 '그런 사실이 없다'가 아니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한다. 그러면서 서명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 2007년에 한 서명을 도용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화살을 국정원 직원에게 돌리는 듯한 말을 했다.
= 서 교수의 말이 계속 바뀌면서 신빙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서 교수의 해명 중 "뉴욕에서 파리 유네스코 본부로의 한글 작품 기증이 결정됐고, 국정원으로부터 작품 운반비로 400만~500만 원 정도를 실비 지원 받았다"는 대목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한민국 홍보는 한국관광공사가 하고 국정홍보처가 하는 것이지,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이 저런식으로 국가홍보를 한다는 건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2005년 뉴욕타임즈에 독도광고를 낸 뒤 국정원에서 연락온 요원이 10여명에 이른다"면서 국정원 관계자들고 자주 접촉했다는 걸 부인하지 않았다.
▶ 왜 이렇게 해명이 자꾸 바뀌는 거냐?
= 말이 자주 바뀌는 첫 번째 이유는 '그때 그때 달라요' 일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국정원 댓글 활동에 자신이 가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단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일도, 이부, 삼백' 여러차례 소개를 했지만 수사대상이 되면 일단 도망을 가거나 무조건 부인하고 본다. 아마도 그런 차원이었을 것이다.
서경덕 교수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때는 제가 멘붕이어서 뭐라도 해명을 해야 되는데 제가 오히려 글을 잘 이해가 안 되게 쓴것도 저의 잘못인거 같구요, 그래서 모든게 후회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국정원 T/F나 검찰이 쥐고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 모르는 '깜깜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는 '명의도용'이라고 완강히 부인하다가 그 다음에는 댓글이나 SNS는 아니라고 하고,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한국홍보와 관련해 지원받았다고 하다가, 돈을 받은 시기가 참여정부 시절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국정원 TF나 검찰에서는 2011년 9월 이후라고 하는데 서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의 일이라며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서 교수가 홍보전문가라고 하지만 내용이 뭔지를 모르다보니 계속 허수를 두는 걸로 보인다.
세 번째는 여전히 국정원 직원과 커넥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서 교수의 해명 중 관심이 가는 대목은 자신에게 돈을 줬다는 국정원 직원과 지금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 교수는 3일 자정쯤 해당 국정원 직원이 연락이 와서 '명의를 도용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6일에도 "오늘도 솔직히 통화를 했다"면서 "통화를 했더니 TF에 가서 서경덕은 아무 문제도 없다는 얘길했다.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하는데 못믿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에서 어떻게 했는지 확인을 못하니 떳떳하게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했더니 '조직내규상 절대 못한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그 직원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직원 이름은 '황00'"라면서 "실명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지금도 국정원 직원과 계속 통화한다는 얘기냐?
= 그런 얘기가 된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국정원과 연계된 활동을 감추기 위한 것인지 모르지만 자주 통화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국정원 관련 일을 했다는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성신여대에서도 정식교수가 아닌 객원교수였다가 2011년에 정식으로 전임교수가 된다.
▶ 전임교수가 맞나? 진짜 교수가 맞느냐?는 의혹이 있던데?
= 그런 의혹이 여러곳에서 제기되고 있어서 확인을 했더니 전임교수로 재직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성신여대 교양학부 홈페이지에 서경덕 교수의 연구분야는 '국가브랜드, 도시브랜드, 사회공헌'이고 담당과목은 '글로벌 국가 브랜드의 이해'라고 나와 있다.
서 교수는 "2007년경부터 객원교수로 활동을 하다 2011년부터 전임교수가 됐다고 말했다. 2011년은 서 교수가 국정원 댓글팀에서 활동했다는 시기와 같다.
서 교수는 대학전공이 조경학이고 박사학위는 없이 농학석사다. 서 교수는 "석사논문이 환경 홍보와 관련된 것이어서 홍보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 검찰수사는 본격화 되고 있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국정원에서 온 자료는 (서 교수가)외곽팀장 수준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라면서, 받은 돈의 명목이 뭔지는 실제로 돈을 준 직원과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 교수가 국가홍보라고 주장하는 건 정권홍보 내지는 선거개입으로 볼 여지가 많다"면서 "조사 중이니까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 혹시 서 교수가 양심고백을 할 가능성은 없을까?
= 희박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본다.
서 교수가 서명을 도용당한 게 아닌가? 라는 얘기를 하길래 답변을 계속 번복하다보면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게 된다. 그러니 진솔하게 사과하고 털어 놓는게 어떻겠느냐? 라고 말했더니 "아~~ "하고 한 숨만 크게 쉬었다.
계속해서 양심고백 하는 건 어떨까? 했더니 역시 "예~~ 하~~" 하면서 땅이 꺼지듯한 한숨만 내쉬었다.
그러면서 "200만원을 연속해서 받았으면 큰 돈인데 그걸 기억못한다는 게 말이 안되지 않느냐? 2011년 은행 거래내역을 뽑았는데 그 비슷하 시기에 입금한 내역이 없더라" 그렇게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2007년에 돈을 받고 서명한 것은 기억이 난다? 서 교수의 해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헷갈리고 신뢰도가 점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