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전날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KIA는 7회까지 3-1로앞섰지만 8회 불펜 난조로 동점을 내줬고, 연장 끝에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LG도 8회 결승점을 낼 기회가 있었지만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전날 8회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정성훈과 2회 선제 홈런을 날린 양석환에 대해 일단 칭찬했다. 양 감독은 "정성훈은 박용택과 함께 베테랑으로서 팀 타선을 이끌어준다"면서 "양석환도 어제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등시킬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칭찬에서 그치지 않았다. 양 감독은 더 많은 활약을 당부했다. 양 감독은 "정성훈은 더 많이 타점을 올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훈은 올해 95경기 타율 3할1푼9리에 6홈런 27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64타점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양석환에 대해서도 양 감독은 "2회 홈런을 치긴 했지만 사실 8회 결승점을 뽑아줬어야 했다"고 짚었다. 당시 LG는 정성훈의 2타점 적시타로 완전히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상대마무리 김세현으로부터 뽑아낸 터였다. 그러나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양석환은 짧은 외야 뜬공에 그쳐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양 감독은 "원래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면 이후 2~3개를 더 치기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우리 타자들은 1개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를 해야 할 부분"고 이라고 강조했다. LG 타선 전체에 대한 쓴소리였다.
LG는 팀 평균자책점(ERA) 1위(4.24)에도 7위에 머물러 있다. 타율 7위(2할8푼2리), 홈런 최하위(90개), 득점 9위(588개) 등 타선의 지원이 부족하다. 여기에 대체 외인 제임스 로니의 도미로 타선이 더 헐거워진 상황. 국내 타자들의 활약이 있어야 가을야구가 보이는 LG이기에 양 감독이 분발을 당부한 것이다.
KIA는 3일 넥센과 고척 원정에서는 9회초까지 7-1로 앞섰다가 9회말에만 무려 7실점하며 끝내기 패배를 안았다. 역대 KBO 9회말 최다 점수 차 역전패의 불명예다.
그러더니 5일 경기에서 끝내기 패배를 안은 것이다. 더욱이 이날은 필승조 김윤동과 마무리 김세현까지 나선 총력전이었다. 그럼에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패배까지 안았다.
KIA는 팀 타율 1위(3할3리)에 득점도 단연 선두(780개)다. 다승 공동 1위(17승)의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 원투펀치 등 선발진도 강력하다. 다만 불펜 ERA는 5.55로 7위에 그쳐 있다. 1위 수성은 물론 가을야구에서도 KIA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김 감독은 "신은 인간에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만 준다고 하더라"면서 "앞으로 더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경기를 해야 할 텐데 선수들이 이겨내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해준 것이 더 크고 고맙다"면서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을야구를 향한 가열한 채찍이 필요한 LG와 우승을 위한 혹독한 시련에 위안이 절실한 KIA. 과연 두 팀이 약점을 극복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