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푸틴 대통령과 단독·확대 오찬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러 정상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며 한반도와 극동의 무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북한 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확고한 북핵 불용 원칙 하에 유엔 결의와 외교적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북한의 핵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 않고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은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협이고 핵확산 금지 조약 위반"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향후 대북 대응 방안에는 두 정상간 이견이 감지됐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사태는 제재와 압력만로는 해결 할 수 없다"며 "감정에 휩싸여 북한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울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게 긴장완화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정치외교적 해법 없이는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틀 전 두 정상간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대북 원유중단과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사용 금지 등 강력한 압박을 요청했지만, 당시 푸틴 대통령은 만나서 얘기하자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날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의 압박책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생각하는 구체적인 구상은 러시아와 중국이 마련한 북핵 해법 로드맵에 달려 있다"며 "제가 생각하기에 이것이야말로 긴장완화의 해법이다. 모든 당사국들이 관심있게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