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강조한 염기훈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염기훈이 패스하고 있다. (사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박종민 기자)
짧지만 강렬했다. 베테랑 염기훈(수원 삼성)의 경험은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넉넉하지 않은 출전시간이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염기훈은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탸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후반 18분 교체 출전해 반짝이는 활약을 펼쳤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염기훈은 K리그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패스를 이날 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선보이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한국은 0-0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 조 2위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궈냈다.


경기를 마친 염기훈은 월드컵 진출의 기쁨과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섞인 모습이었다. 그는 "이기고 본선에 진출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그래도 목표를 달성해 다행이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염기훈은 이어 " 베테랑으로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보여줄 기회가 없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면서 "경기장에서 간절한 마음을 갖고 뛰었다. 그 모습을 후배들이 보고 도와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즈벡전을 앞두고 '간절함'을 강조했던 염기훈이다. 이는 후배들을 향한 질타가 아닌 발전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염기훈은 "어린 선수들이 실력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운영이나 경기장에서 한 발짝 더 뛰는 모습을 배울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내가 (박)지성이형, (이)영표형과 함께 뛰면서 배운 부분을 보여주려 했다. 마지막에 후배들과 함께 뛸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자신의 월드컵 본선 출전은 힘들 것으로 전망한 염기훈이다. 그는 "나보다 잘하는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대표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왔다. 팀에서도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염기훈은 머리에 담아뒀던 내용을 경기장에서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벤치에서 봤을 때 선수들이 드리블보다 패스만 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투입되면 치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며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의 80% 정도는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