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는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축구대표팀에 소집됐다. 이제 갓 프로에 입문한 21세 어린 수비수라는 점에서 김민재의 발탁은 꽤 놀라운 이슈였다.
특히나 김민재와 함께 소집된 선수가 주장으로 선임된 김영권(광저우 헝다)을 비롯해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까지 K리그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선배라는 점에서 김민재의 대표팀 발탁은 '상징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여졌다.
더욱이 김민재가 소집된 시점이 한국 축구가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점에서 실제로 경기에 나설 기회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했다. 김영권의 주전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김기희 또는 김주영이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과감하게 '아시아 최강' 이란과 경기에서 김민재의 A매치 데뷔 기회를 줬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친 김민재는 이어진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도 선발 기회를 얻어 나이에 걸맞지 않은 안정감을 선보였다.
이란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불안했던 수비의 중심은 '막내' 김민재가 잡았다. 덕분에 답답했던 공격에도 한국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모두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두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6일(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마친 뒤 만난 김민재는 "그냥 얼떨떨하다. 희생한다는 생각으로만 뛰었다"면서 "일단 골을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무실점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본선에 진출했다"고 기뻐했다.
김민재는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아직은 부담스러운 듯 "형들과 협력해 무실점했다"면서 "(장)현수 형이 부상으로 나가고 (정)우영이 형, (김)영권이 형과 대화를 많이 했다. 원정에서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형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려 있어 긴장할 겨를이 없었다"는 김민재는 "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좋았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희생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팀에 돌아가서도 자만하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 건방지다는 소리는 듣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태용호 1기'에서의 활약 덕분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출전 가능성도 커진 김민재지만 그는 여전히 "소속 팀에서 더 좋은 활약이 필요하다. K리그에서 수준 높은 공격수를 통해 많은 경험을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