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7위 LG가 1위 KIA에 거둔 승리가 가장 극적이었다. LG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끝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LG는 7회까지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2회 양석환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5회 선발 차우찬이 로저 버나디나에게 3점 홈런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불안한 KIA 불펜은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선발 팻 딘이 7이닝 6탈삼진 4피안타 2사사구 1실점 쾌투를 펼친 뒤 맞은 8회를 막지 못했다. 필승조 김윤동이 나섰지만 안타와 볼넷 1개씩을 내줬고, 고효준에 이은 새 마무리 김세현마저 1사 만루에서 정성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KIA로서는 3일의 악몽을 떠오른 상황이었다. 당시 넥센과 고척돔 원정에서 KIA는 9회초까지 7-1로 앞섰지만 9회말 불펜이 무려 7점을 헌납하며 끝내기 대역전패를 안았다. 역대 KBO 리그 9회말 최다 점수 차 역전패였다. 당시 김윤동과 김세현이 전날까지 연투로 빠진 공백이 컸다.
하지만 이날은 김윤동과 김세현 등 필승조가 모두 나섰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김세현은 9회를 잘 막아냈지만 10회말 2사 1, 3루에서 김재율에게 끝내기 좌전 안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김세현은 이날 2⅓이닝 3탈삼진 4피안타 1볼넷 비자책 1실점으로 KIA 이적 후 11경기 만에 첫 패배를 안았다.
LG는 가을야구 진출의 끈을 놓지 않게 됐다. 이날 최하위 kt와 수원 원정에서 1-5로 덜미를 잡힌 5위 넥센과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넥센은 이날 이종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가 역대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158개)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특히 3회 제이미 로맥의 2점포로 올해 팀 홈런 213개를 날린 SK는 역대 한 시즌 최다였던 2003년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SK는 5위 넥센에 0.5경기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9위 삼성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홈에서 3위 NC를 9-3으로 눌렀다. 8위 한화 역시 2위 두산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로 불러들여 6-4로 승리했다.
하위권 팀들이 갈 길 바쁜 상위권 팀들을 모두 안방에서 잡아내면서 1~5위까지 순위와 승차 변동은 없었다. 시즌 막판 고춧가루 주의보가 발령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