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광이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때렸다. 올해에만 두 차례 쏘아올린 기록이다. 최정이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역대 5번째로 2년 연속 40홈런을 달성했다. 로맥은 2회말과 3회말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5월에 합류한 로맥의 통산 6번째 연타석 아치다.
이처럼 SK 타자들이 홈런을 칠 때마다 여러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만큼 시즌 내내 어마어마한 양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SK의 거포 군단이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등이 활약한 2003년 삼성 라이온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단일시즌 팀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홈런 1개만을 남겨뒀다.
SK는 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로맥, 최정, 노수광 등의 홈런 4방을 앞세워 6-2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올시즌 129경기만에 총 213개의 홈런을 기록해 2003년 삼성이 수립한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노수광이 홈런 파티의 서막을 열었다. 1회말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선두타자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올시즌 홈런 1위인 3번타자 최정이 솔로홈런을 때렸다.
지난 시즌 에릭 테임즈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던 최정은 이승엽, 심정수, 박병호, 테임즈에 이어 2년 연속 40홈런 고지를 정복한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이후 로맥의 쇼타임이 펼쳐졌다. 로맥은 2회말 솔로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3회말 투런아치를 그렸다. 시즌 23, 23호 홈런을 연타석 아치로 작성했다. 로맥의 연타석 홈런은 올시즌에만 6번째다.
선발 켈리는 7피인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롯데는 7회초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만회했고 8회초 전준우의 시즌 15호 솔로포로 추격에 나섰으나 SK가 화끈한 대포를 앞세워 벌려놓은 점수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KBO 리그는 144경기 체제로 진행된다. 이미 2003년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한 SK는 단일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한 구단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은 타고투저 양상이었던 2003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등을 앞세워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했다.
이승엽은 심정수(당시 현대 유니콘스)와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친 끝에 당시 아시아 신기록인 56개의 홈런을 때렸다. 마해영과 양준혁은 나란히 30홈런 이상을 올렸고 포수 진갑용, 유격수 브리또 등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포지션의 선수들도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주요 타자 홈런 기록
-이승엽 : 56홈런 (리그 1위)
-마해영 : 38홈런 (리그 3위)
-양준혁 : 33홈런 (리그 5위)
-진갑용 : 21홈런 (리그 공동 11위)
-브리또 : 20홈런 (리그 13위)
-김한수 : 17홈런 (리그 18위)
삼성이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등 '빅 쓰리(big three)'의 대포를 앞세웠다면 2017년 SK의 거포 군단은 비교적 고른 홈런 분포를 보였다.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무려 9명이나 된다.
◇2017년 SK 와이번스 주요 타자 홈런 기록
-최정 : 40개 (리그 1위)
-한동민 : 29개 (리그 5위)
-로맥 : 24개 (리그 공동 8위)
-김동엽 : 19개 (리그 공동 18위)
-나주환 : 19개 (리그 공동 18위)
-박정권 : 15개 (리그 공동 27위)
이 외에도 정의윤(14개), 정진기(11개), 이홍구(10개)가 두자릿수 홈런 대열에 합류했다. 역대 단일시즌 가장 많은 두자릿수 홈런 타자를 보유한 팀은 다름 아닌 SK다. 2009년 10명의 타자가 두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SK의 폭발적인 화력 앞에 롯데의 연승 행진은 5경기에서 끝났다. 역대 최고의 거포 군단 등극을 눈앞에 둔 6위 SK는 상승세의 롯데에게 귀중한 1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