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은 이 기간에 활동했던 주요 건축집단들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한국 현대건축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보는 전시회다.
'콘크리트'가 민주화 이후 건설과 소비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폭발적인 성장과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시장 개방, 그리고 외환위기로 이어진 짧은 영화의 급속한 붕괴를 상징한다면, '종이'는 그에 대응한 우리 건축계의 각성과 이를 토대로 한 건축운동이 남긴 결과물이자 건축 집단이 추구했던 이념을 뜻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1987년 6·10 민주화혁명 30년,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되는 올해 한국 현대건축을 되짚는 비평적 성찰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민주화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태동한 청년건축인협의회(1987-1991), 건축운동연구회(1989-1993), 민족건축인협의회(1992-), 4·3그룹(1990-1994), 건축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1993-2000), 서울건축학교(1995-2002), 그리고 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1995-2006) 등 11개의 건축 집단을 소개한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진보 건축 집단으로서 '도심지 소필지' 개발, 용산 공원화 사업 등 오늘날에도 유효한 도시건축 문제를 처음 제기한 청년건축인협의회 활동과 이들이 남긴 연구 자료가 최초로 공개된다.
이들은 '청년건축'이라는 기관지를 발행해 활동하며 진보적인 역사이론을 전파하기도 했다.
수도권지역건축학도협의회는 학생 운동을 중심으로 구성된 단체로 청년건축인협의회로부터 영향을 받아 사회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운동을 전개했다.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이 건축가 개인전이나 파빌리온 설치가 아닌 한국 건축의 역사를 주제로 기획한 전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라며 “건축을 연구·수집하는 전문 시각예술기관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의 건축 아카이브 연구와 향후 건축 전시의 방향을 점검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9월1일~11월5일) 관람티켓 지참 시 미술관 관람료 1000원이 할인된다. 전시는 2018년 2월18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