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연설 대신 원내대책회의에서 장문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국회 정상화와 협의체 구성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정부 여당에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공영방송 장악시도 포기 ▲인사난맥상·협치정신 파괴에 대한 사과 ▲사드배치 완수와 함께 전술핵 재배치 등 검토 방침 표명 등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여야정 상설 협의체 제안에 대해 "작금의 안보와 정국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도 전가하고 흐려보려는 정략적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투표자 기준으로 41%, 유권자 전체로는 3분의 1도 안되는 32%의 지지를 받은 '소수정권'"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을 포함한 야당의 비판과 반대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화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당이 줄기차게 주장하고 촉구해온 사드 배치완수, 전술핵 재배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 한미동맹 강화 등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한 대안제시에 대해서도 일절 응답조차 없었다"고 했다.
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어제 여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지 단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핵 인질이 된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비현실적인 대화구걸 타령을 하는 것을 보고 참담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안보와 경제 등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면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며 국회정상화와 협의체 구성 조건을 열거했다.
그는 "첫째, 현재의 공영방송 장악시도를 포기한다는 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조치의 약속과 이행이 선행되어야 하며 둘째, 그동안의 인사난맥상과 5대비리 공약파기, 독선적 국정운영으로 인한 협치정신 파괴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셋째, 사드배치 완수를 비롯한 한미동맹의 강화와 전술핵 재배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 등 북핵위협에 대응한 실효적 조치 검토방침 등을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면담해 공영방송에 대한 탄압차원의 개입 부당성을 따지고, 오후엔 청와대를 방문해 이 같은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대통령과 청와대의 근본적 인식전환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