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두 나라 정상은 오늘 통화에서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또 "문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 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45분부터 11시25분까지 약 40분간 통화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약 34시간 만이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 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발사한 직후, 강력한 대북 군사적 응징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완화를 미국 측과 협의해왔다.
두 정상이 이날 통화에서 탄두 중량 제한 해제를 전격 합의한 것은 한미 군사 동맹뿐 아니라 한국 차원의 독자적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면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군의 탄두 중량 제한이 풀리면 유사시 북한 지도부 지하 벙커를 한국군 전력만으로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현행 한미 미사일지침은 사거리 800㎞에 탄두 중량 500㎏으로 제한돼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했을뿐 아니라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모와 성격 면에서도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엄중한 도발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핵실험은 과거보다 몇 배 더 강력한 위력을 보였고 북한 스스로가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고 향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며 "두 나라 정상은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향후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보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도출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