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이날 KBS와 MBC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5년 만에 동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실과 드라마가 어떻게 공명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드라마 '아르곤'은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가상의 방송사 HBC 탐사보도팀 아르곤을 다룬다. 제작진은 탄탄한 배우진이 구현해낸 치밀한 대본을 이 드라마의 차별화된 포인트로 자부하고 있다.
먼저 4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김주혁과 충무로 대세 천우희 조합이 눈에 띈다. 김주혁은 HBC 간판 앵커 김백진을 연기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며, 천우희는 남다른 촉을 지닌 계약직 기자 이연화로 분해 사실감 넘치는 연기로 믿음을 선사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HBC의 골칫덩어리가 된 탐사보도 프로그램 아르곤을 우직하게 지켜나가는 김백진과 계약만료 6개월을 남기고 아르곤팀에 배정 된 이연화. 두 사람이 현실의 벽과 부딪히며 진짜 기자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성장하는 모습은 이 드라마의 주된 볼거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김주혁은 "연기 잘하는 배우를 만나면 기분이 좋다. 상대방의 에너지를 받아들여 더 좋은 연기를 하게 된다"는 말로 천우희와 호흡을 맞추게 된 기대감을 나타냈다.
◇ "결국 사람 이야기"…단순 '영웅담' 뛰어넘는 어른들 '성장담'
탐사보도극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표방한 '아르곤'에는 거대한 음모나 세상을 뒤흔들 사건을 쫓는 영웅담이 아니다. 현장을 발로 뛰는 기자들의 고군분투, 현실의 벽과 마주하며 고민하고 성장하는 기자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제작진은 "사건의 크고 작음을 떠나 매 순간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하나의 진실이 보도되는 치열한 과정에 집중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현실적인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을 다루는 사람 냄새 나는 기자들의 고뇌와 성장이 이야기의 주된 줄기로 뻗어나가는 셈이다.
김주혁이 "사건만 있었다면 흥미를 못 느꼈을 테지만, 결국 사람 이야기라 매력을 느꼈다"고, 천우희가 "대본을 보면서 보도국 내부에 있는 굉장한 서사를 알게 됐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출을 맡은 이윤정 감독은 '아르곤'을 두고 "어른들의 성장담"이라며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매회 사건이 등장하지만 그 사건의 해결 여부보다 사람들의 감정에 방점이 찍혀있다. 뜨겁게 살고 있는 기자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취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자기 안의 한계를 발견하고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한계를 넘어서는 기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러한 차별화된 이야기는 김주혁, 천우희를 비롯해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가세로 특별한 설득력을 얻게 된 모습이다. 두 주인공과 함께 박원상 신현빈 박희본 심지호 조현철 지윤호 지일주 박민하가 개성 강한 아르곤 팀을 완성했다.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이승준이 보도국장 유명호로 극의 긴장감을 불어 넣고,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배우 이경영이 김백진의 선배 앵커 최근화 역을 맡아 특별출연한다.
이윤정 감독은 "대본을 읽으면서 가슴 뛰게 만드는 얼굴들이 각 역할에 떠올랐고, 실제로 그 배우들이 캐스팅 돼 놀라웠다"며 "많은 관전 포인트가 있지만 그 중 첫 번째가 배우들이다. 이들이 펼칠 연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