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훈 기자
저희 '김현정의 뉴스쇼'가 국정원 출신 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직원들이 이용할 수 없게 냉장고를 자물쇠로 채웠다', '직원더러 텃밭을 가꾸게 했다', '원세훈 원장 재임기간 동안 자살자가 많았다',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방송 이후 원세훈 전 원장의 부인 이모 씨가 저희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반론을 하고 싶다는 내용인데, 김정훈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정훈 기자! 지난 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부부의 갑질 의혹이 저희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잇따라 폭로됐어요.
◆ 김정훈> 국정원 출신의 김병기 의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당시 드러나지 않은 내부 적폐들이 얼마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얘기들을 꺼내놓은 거죠.
[김병기 의원 인터뷰 녹취]"공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아마 부부가 쓰는 냉장고에서 물을 마셨나 봅니다. 그랬더니 그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우질 않나. 텃밭도 잘 가꾸어라 하니까 직원들이 스트레스 받아가지고 고급 간부가 직접 호미를 들었다, 그런 얘기들도 있고. 강아지 관리 때문에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고 개가 도망가 가지고 경내가 넓으니까 도망가서 직원들이 일하다 말고 개 찾으러 가고...”
◇ 김현정>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우는가 하면, 직원들한테 텃밭을 가꾸게 하고 개를 찾게 했다, 믿기지가 않는 말이었죠.
◇ 김현정> 금요일 생방송 중 저희 스튜디오로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 반론을 하겠다고 한 거죠?
◆ 김정훈> 네. 그래서 50분에 가까운 통화를 하면서 반론을 충분히 들었고요, 본인의 육성을 방송에 내보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상태에서 하나하나 전해드리려 합니다.
◇ 김현정> 먼저 직원들이 쓰지 못하도록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웠다는 의혹, 뭐라고 답을 했습니까?
◆ 김정훈>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원세훈 전 원장 부인 이모씨 녹취]"냉장고에 열쇠 잠겨있는 거 보셨어요? 이게 뭘 모르시는 분이. 우리는 2층, 직원들은 1층에 있는데. 그런 분들이랑 맞닥뜨리기도 어렵고요. 그 분들이 아래층에서 쓰는 냉장고가 훨씬 많고 저희는 소수고 거기는 다수인데. 그리고 제가 무슨 맛있는 거를 먹는다고. 먹을 시간도 없어요!"
◇ 김현정> 2층에 살아서 1층 직원들과는 잘 만나지도 못한다, 그런데 무슨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워놨겠느냐는 말이네요. 직원들을 동원해 텃밭을 가꾸게 했다는 의혹은요?
◆ 김정훈> 이 부분은, 국정원 직원 가운데 그러한 역할을 맡은 분들이 따로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이모씨 녹취]"국정원 직원들 중에서, 직원이 여러 분들이 있으니까... 그 중에서 논밭 가꾸시는 분들이 계셨을 겁니다. 그거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그 분들이 하시는 일들인데요. 국정원이 얼마나 넓은데, 제가 그분들 하시는 일도 몰라요."
◇ 김현정> 정보기관 직원들 가운데 일부의 업무는 아예 텃밭 관리였다? 원장 텃밭 관리가 업무인 사람들이 있었다? 이 부분은 사실 관계를 좀 파악해봐야 할 필요가 있겠네요.
◆ 김정훈>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또 있습니다. 재임 당시 국정원장 공관을 수리한 적이 있었는데, 직원 100명 정도가 동원됐다는 말입니다. 공사 인부들이 아니라 직원 100명이 몰려왔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모씨 녹취]"집에 비가 새는데 어디서 새는지 모르는 거에요. 비가 엄청 온날 천장에서 비가 엄청 쏟아져서 이불이 다 젖은 거에요. 천장에서 물이 그렇게 흘러서 홍수가 나듯 젖었으니까, 직원이 한 100명 가까이 온 것 같아요. 수리를 한다고. 수리하는 사람이 100명이 오면 제가 이해가 되겠는데, 이 사람들이 다 직원인 거 같더라고요."
◇ 김현정> 오라고 해서 온 건지, 자발적으로 온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1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공관 천장 수리를 위해 집결했다는 거네요?
[이모씨 녹취]"이사 올 때 일자의자고 그러니까 또 쓰게 되면 쓰더라도 안 쓰게 되면... 머리 염색도 묻고 한쪽이 눌리고 그러니까 나한테 보내줘도 괜찮겠다, 그거는 자기네 의사입니다. 그렇게 얘기를 하고 왔어요. 이삿짐이 얼마 후 왔는데 그 의자를 우리집 창고에 쌓아놨어요. 풀어볼 시간도 없었습니다."
◇ 김현정> 지난 금요일에 정두언 전 의원이 추가 의혹도 제기했었어요. 가정부가 부인에게 질책을 받고 기절을 했다는, 들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의혹이었는데요.
◆ 김정훈> 정두언 전 의원의 말을 다시 들어보실까요?
[정두언 전 의원 인터뷰 녹취]"뭐 귀한 걸 먹었대요. 그것도 무슨 직원이 아니고 파출부가. 야단을 쳤는데 기절을 했대요. 얼마나 야단을 쳤는지... 그것도 다 국정원 직원들이 하는 얘기들입니다."
◇ 김현정>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 김정훈> 이씨는 딱 그러한 사례를 기억하지는 못했는데, 다만 가정부를 질책했던 다른 사례를 스스로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모씨 녹취]"이런 거는 있었습니다. 하루는 매트가 굉장히 젖은 느낌이 나요. 건조가 안된 거를 깐 거예요. 이걸 경호를 불러서 잘 말려서 깔아달라고 한 거에요. 경호원들은 그런 말을 하라고 있는 겁니다. 경호원들도 옛날 군대식으로 선생님들이 때리고 그런 식이 아니고요, 그렇게까지 혼내지는 않았을 걸요?"
◆ 김정훈> '때리지는 않았을 거다, 경호원들은 그런 일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을 했지만, 이 정도 분위기라면 어느 가사도우미라도 다리가 후들거렸을 것 같긴 합니다.
◇ 김현정> 매트가 건조가 안됐다고 경호원이 가사도우미를 혼냈다? 그런가 하면, 원세훈 전 원장 재임 당시에 국정원 내부에서 자살자가 잇따랐다는 주장도 나온 상태입니다. 국제기구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 김병기 의원 역시 이를 뒷받침하기도 했고요.
◆ 김정훈> 부인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국정원 인사팀장도 이를 확인해주었다고 했는데, 이 대목 들어보시죠.
[이모씨 녹취]"전혀 사실이 아니라서 제가 인사팀장한테 전화해도 물어봤더니 전혀 아니라고. 그런데 그 뒤에 그만 두고 나가가지고 유방암이 걸려서 죽었대나? 그런 사람은 한 사람... 나중에. 저 있을 때 그런 일이 없고.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더 알고 싶다면 인사팀장님께 전화 드리라고 할 수도 있어요."
◇ 김현정> 암에 걸려서 한분이 돌아가셨을 뿐, 잇따른 자살 같은 건 없었다는 것이네요. 당시 인사팀장을 지낸 사람도 그렇게 확인을 해줬다는 설명이고요.
◆ 김정훈> 이 역시 확인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 김현정>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원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받아 구속됐는데 이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 김정훈> 혼자 덤터기를 썼다는 게 부인 이씨의 주장입니다. 원세훈 전 원장이 국정원의 모든 업무를 세세히 다 알 수 없었다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모씨 녹취]"원장이 아시지 못하는 일을 원장한테 뒤집어 씌우는 거에요. 국정원 직원이 엄청 많아요. 그 부서마다 일을 하지, 놀았겠어요? 그 첩보라는 건 원장님 통해 가는 게 아니라, 각 부서에서 다 보내주는 거예요. 기무사에도 보내고 어디어디에도 보내고."
◆ 김정훈> 또 남편인 원세훈 전 원장은 국가를 지키고 선거를 잘 관리하기 위한 일들을 했을 뿐, 특정 후보를 옹호하거나 배제하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구속된 원 전 원장의 주장과 같은 내용입니다.
◇ 김현정> 원세훈 전 원장의 부인의 반론을 전해드렸습니다. 반론을 들으니 양쪽 입장이 팽팽한 부분이 있네요. 증인과 목격자들이 나서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 김정훈> 처음 갑질 사례를 언급한 김병기 의원은 여전히 모든 의혹들이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추가로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저희도 이에 대해서는 계속 취재해나갈 것인데, 청취자 여러분의 제보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김현정>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부부의 갑질 의혹, 그리고 원세훈 원장 측의 반론까지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