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만 기다리는 염기훈의 '왼발'

염기훈. (박종민 기자)
"다른 때보다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염기훈(수원)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2015년 6월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미얀마전 이후 2년 2개월 만의 복귀. 어느덧 이동국(전북)에 이은 서열 2위가 됐지만, 묵묵히 땀을 흘렸기 때문이다.

8월31일 이란전에서 염기훈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결과는 0-0 무승부.


전반 권창훈이 얻어냈던 프리킥 찬스 등 '염기훈이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도 많았다. 다양한 세트피스, 그리고 공격 패턴을 준비했다고 자신했던 신태용호지만, 이란전에서는 보여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기훈은 "변명이겠지만, 잔디 상황이 안 좋았다. 패턴이 있는데 잔디 때문에 공이 통통통 오니까 한 번에 돌리는 것이 안 됐고, 마음이 급해졌다"면서 "수비를 보기보다 공을 먼저 보니까 상대 수비를 찾는 게 어려웠다. 후반에 몸을 푸는데돌 힘들었다. 공이 통통통 오니까 주위를 보기보다 공을 먼저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뛰고 싶었다. 하지만 욕심은 내지 않았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염기훈은 "솔직히 오랜 만에 대표팀에 들어왔고 K리거들은 미리 소집도 했지만, 그 선수들이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면서 "어린 선수들이지만,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뛰어야 하는 게 맞다. 이란전은 이동하면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이란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비는 됐다. 1주일 먼저 파주NFC에 들어와 누구 못지 않은 구슬땀을 흘렸다. 장점인 킥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 훈련도 자청했다.

염기훈은 "경기에 뛸 수 있고, 안 뛸 수도 있다"면서 "준비를 다른 때보다 많이 했다. 1분을 뛰더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 훈련 후 프리킥도 혼자 찼다. 장점인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를 통해 팀에 도움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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