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는 최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원원사지 서탑은 1층 옥신석(몸돌)까지 해체한 뒤 보수하고, 동탑은 현 상태에서 보존 처리하도록 결정했다.
원원사지 서탑과 동탑은 작년에 이뤄진 안전점검 결과, 모두 남쪽으로 기울어졌으나 큰 변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석탑에 붙어서 자라는 이끼와 지의류를 제거할 필요가 있고, 서탑 3층 몸돌이 벌어지고 틀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 7월 다시 시행된 조사에서는 석탑 두 기가 모두 기울고, 기단부 보수물질의 성능이 떨어져 2차 훼손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특히 서탑은 1층 몸돌까지 해체한 뒤 기단 안쪽의 적심(積心·주춧돌 주위에 쌓는 돌무더기)의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 외동읍 봉서산 기슭에 조성된 원원사(遠願寺)는 불교의 한 교파인 밀교(密敎)를 계승한 승려들이 김유신, 김의원 등과 함께 창건한 호국 사찰로 알려졌다.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은 쓰러진 상태였으나,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일본 건축학자 노세 우시조(能勢丑三)가 주도한 발굴조사를 거쳐 복원됐다.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의 돌 다듬기 수법, 기단부와 탑신부에 구현된 양식, 석재 조립방법 등으로 미뤄 8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문화재청은 작년 지진으로 인해 북쪽으로 2㎝ 기울고, 상부의 정자석(井字石)이 이동한 첨성대의 지반 침하와 지진 가속도, 부재의 위치 변화 등을 조사하기 위한 자동계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