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대식 목사 미성년자 성추행에 감리교 대안 촉구
- 기장 양성평등위, 성폭력 특별법 총회에 헌의
- 예장통합 국내선교부, 2년마다 교역자 성교육 청원
- 여전히 성폭력 인식 낮아... 올 총회 통과 가능성 많지 않아
- 감리교, 성폭력 대책 안건 사전 심사에서 모두 부결시켜
- "덮어 가자는 분위기에 고통당하는 이들 있어"
■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9월 1일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기자
■ 출연 : 천수연 기자
◇앵커> 최근 목회자의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폭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에는
교회 내 성범죄와 관련한 제도적 대응책 조차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올해 그나마 일부 교단에서 성범죄 예방을 위한 제도 마련을 시도하는데요. 통과될 수 있을지 미지숩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천수연 기자, 감리교가 또다시 목회자 성범죄로 시끄럽네요.
◆기자> 네. 지난 해 감신대 모 교수의 성추행 사건과 교회 부목사의 성폭행 등으로 혼란했던 감리교에서 또 다시 성범죄가 드러나 논란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집회와 특강을 해온 문대식 목사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이 한 교계 매체를 통해 알려진 건데요.
감리교 내 10개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감리교여성연대는 성명을 내고 교단 내에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제도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문 목사의 성범죄에 대해서 지난 해 9월 이미 2심 판결이 확정됐지만 교단 안에서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교회 내 성범죄 피해자의 신고부터 가해자에 대한 치리, 예방까지 담당하는 전담기구가 시급하다고 여성연대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성윤리강령과 교회성폭력 특별볍 제정,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화 등을 촉구했습니다.
[홍보연 목사 / 감리교 양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
"이게(성폭력 예방교육이) 법으로 통과되면 연회에서부터 개체 교회까지 교육이 실행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교육을 하면, 인식이 바뀌게 되면 어떤 법들이 필요한지 (의견이) 모아질 수 있을 거 같고... "
◇앵커> 일부 교단에서는 성폭력 예방 대책마련이 올해 논의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목회자 성범죄가 잇따라 폭로되면서 몇몇 교단에서는 대책마련에 나서는 모양샙니다.
지난 해 사회선교에 헌신했던 목회자의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는데요. 기장총회 양성평등위원회는 이번 정기총회에 성윤리 규범과 성폭력 관련 특별법 제정, 이렇게 두 가지를 헌의했습니다.
성폭력 특별법안은 교회 내 성폭력의 정의와 교회의 의무, 가해자에 대한 처벌, 특별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문숙 목사 / 한국기독교장로회 양성평등위원장]
"교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적시하고 해결의지를 보인다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교회가 적극적으로 치리해야지 건강한 교회로 회복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예장통합총회도 올해 처음으로 목회자 성문제 예방을 위한 제도 시행을 논의합니다. 예장통합 국내선교부는 목회자 윤리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전도에 힘쓰고 있는 일선 교회들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교회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성교육 의무화를 청원하기로 했습니다.
목회자와 교회 직원들에 대해서 2년마다 성교육을 실시하기로 하고, 성교육과정을 개발할 연구위원회를 조직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좋은 내용들이 나오긴 했는데 총회에서 통과가 돼야 의미가 있을텐데요. 가능성이 있어보입니까?
◆기자> 사실 이같은 내용의 성폭력 예방 대책은 이제 막 제시된 게 아니고요. 이미 수년 전부터 교단에서 나온 얘기들입니다.
그 말은 총회에서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건데요. 이번에도 쉽게 통과될 거란 기대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
문대식 목사의 성범죄가 폭로되기 전 감리교 여성연대는 오는 10월 교단 입법의회에서
성폭력 대처와 예방을 위한 장정 개정안을 논의해달라고 안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안건을 심의하는 장정개정위원회에서 안건을 모두 부결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보연 목사 / 감리교 양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
"계속 (성범죄) 사건이 일어나니까 이제는 되겠지 하고 제안하는 건데 아예 여성관련 안건을 다루지 조차 않는 그런 상황인 거죠."
성폭력 특별법안을 내놓은 기장총회 내에서도 통과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은 분위깁니다.
기장 여성 목사들이 남성 목회자들과 성윤리규범과 특별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가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해요. 성폭력에 대해서 문제인식이 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여전히 ‘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다’, ‘은혜스럽게 넘어가자’ 하는 자세가 결국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이문숙 목사 / 기장 양성평등위원장]
"은혜스럽게 하자 덮어가자 하는 그 분위기 속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 신음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었던 거고 그건 그들에게 결코 은혜스러운 건 아니었죠. 참 은혜를 찾아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
◇앵커> 은혜롭게 덮고 가자 하는데 고통받는 이에게는 은혜롭지 않다는 말을 모두가 새겨들었으면 좋겠네요. 감리교에서는 문대식 목사 사건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기자> 문목사가 속한 감리교 서울연회는 감독 직권으로 문 목사의 담임직을 정지시키고 현재 재판에 상정했다고 합니다. 첫 재판은 4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연회재판에서 목사 면직 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리교 여성연대는 연회가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피해자에 대해 공개적인 사과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면서 신속하게 이같은 조치를 하는 것이 그나마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장정개정위원회가 성폭력 예방대책을 담은 안건을 끝내 부결할 경우, 여성연대는 현장발의를 통해서라도 입법의회에서 다뤄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총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결과를 지켜보겠습니다. 천수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