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날' 행사장 앞에 울려퍼진 "김장겸·고대영 물러나라"

김장겸 MBC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1일, 방송 90주년 기념 '제54회 방송의 날' 행사가 열린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 "김장겸은 물러나라", "고대영은 물러나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오는 4일 방송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을 예고한 KBS와 MBC 노동조합원 200여 명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고대영 KBS 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김장겸 퇴진!', '퇴진! 고대영'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행사장으로 향하는 통로를 빙 둘러쌌다.

김장겸 MBC 사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노조원들은 그를 에워싸고 "퇴진"을 외쳤고,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과 경호원들의 몸싸움이 벌어져 일순간 행사장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고대영 KBS사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에 참석해 시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고대영 KBS 사장은 다른 통로로 행사장에 들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분개한 노조원들은 행사장을 향해 "고대영은 물러나라"를 연호했다.

한 노조원은 "출퇴근할 때도 개구멍으로 드나들더니, 방송의날 기념식도 개구멍으로 들어간다. 이게 사장인가"라며 "창피해서 KBS를 다닐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제54회 방송의 날'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회의장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불참하면서 반쪽 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지상파 양대 공영방송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노조는 하루 전 성명을 통해 "방송의 날 기념식에 참석 예정인 정부 부처 및 정치권 인사들에게 요청한다"며 "국무총리, 방송통신위원장 및 관련 부처 장차관의 기념식 참석은 언론개혁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치는 언론 노동자와 국민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수치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청에 3차례 불응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김장겸 MBC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 종료 후 취재진을 피해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한편, 이날 서울서부지검은 법원으로부터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김장겸 MBC 사장은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청에 3차례 불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