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주장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가 고개를 숙였다. 떨어진 경기력의 핑계를 관중에게 돌린 것에 대한 공식 사과였다.
김영권은 1일 우즈베키스탄 출국에 앞서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어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면서 "나쁜 의도였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화가 나신 분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8월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6만여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이란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김영권을 비롯한 수비진은 이란 특유의 역습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호흡도 제대로 맞지 않았다.
문제는 김영권의 경기 후 발언이었다.
이란전에는 정확히 6만312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래 A매치에 6만 관중이 들어찬 것은 19번째다. 또 서울월드컵경기장 입장 관중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만큼 이란전 승리를 위해 팬들이 힘을 모았다.
하지만 김영권은 "관중들의 함성이 커서 선수들끼리 소통하기 매우 힘들었다.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면서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기에 선수들끼리 눈빛만 봐도 알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소통이 안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려는 와중에 "관중의 함성 때문"이라는 표현을 썼다. 당연히 팬들은 김영권에게 비난의 화살을 집중했다.
김영권은 "취재진이 어떤 점이 힘들었냐 물었을 때 소통이 잘 안 됐다는 답을 하다가 뜻이 잘못 전달됐다"면서 "대표팀에 영향을 줄까 걱정스럽다. 나 혼자의 문제다. 우즈베키스탄전에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도 김영권을 감쌌다.
신태용 감독은 "팬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문은 모두가 감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권도 마찬가지"라면서 "전달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은 있지만, 결코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