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국회 선진화법은 새로운 정치문화 형성의 토대가 됐지만, 지난 5년간 경험에서 성찰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선진화법은 몸싸움을 방지하고, 다수당에 의한 일방적 국회운영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정권의 거수기로 전락해버린 여당, 입법과 예산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이용한 야당에 대한 반성의 결과물이었다"며 "하지만 다수결의 원리를 훼손하는 안건조정제도 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 기능의 부실을 초래해 온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에도 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며,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한 일도 정치적 교착상태를 풀어갈 리더십 형성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당체제를 상정하고 설계된 선진화법이 다당체제의 정치적 역동성 발휘를 어렵게 한다"며 "선진화법의 근본 취지는 유지하되 국회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찾아달라"라고 촉구했다.
정 의장은 "여야가 모두 동의한다면 당장 시행도 가능하겠지만, 만약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21대 국회 시행을 전제로 검토해 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 개헌의 핵심은 분권이다.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편중된 권한을 잘 배분해 진정한 의미의 3권 분립과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대결적 정치문화를 바꿀 선거제 개편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북한의 도발 등 안보 위기 상황과 관련해 "이제 국회가 발 벗고 나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고 동시에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대한민국 국회가 주도하는 6자회담 당사국 의회 간 대화 테이블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