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오락가락’ 메시지에 한반도 정세 불투명성↑

대북 트위터 메시지 재개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유튜브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한 트위터 발언을 다시 시작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압박을 시사하는 말 폭탄을 던지면, 그 아래 외교 안보 관료가 다시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하는 오락가락하는 상황이 다시 연출됐다.

북한의 도발도 도발이지만 미국의 혼란스런 대북 메시지가 한반도 정세의 불투명성을 높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은 지난 25년 동안 북한과 대화를 해 왔고, 터무니없는 돈을 지불해 왔다"며 "대화는 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일본 상공을 통과 시킨 화성 12형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태평양 군사작전의 첫걸음이고 침략 전초기지 괌을 견제하기 위한 전주곡"이라고 추가 도발을 예고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다른 말을 했다. 매티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는 답이 아니라고 했는데 외교적 해법이 고갈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절대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이 정권은 이웃 나라, 유엔의 모든 회원국, 국제사회의 행동으로 용인할 수 있는 최소의 기준에 대해 경멸을 표시했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경고를 백악관 성명 형식을 통해 할 때 만해도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의 경질 상황을 반영해 앞으로 조율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그 다음 날 화성 12형 미사일 발사 훈련에 대해 "단호한 대응조치의 서막", "괌도를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 운운하며, “미국의 언동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는 답이 아니다”라는 압박으로 대응한 셈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런 혼란스런 메시지가 북한의 도발과 짝하여 한반도 정세의 불투명성을 높일 수 있음을 우려한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북한은 오락가락하는 미국의 메시지를 자신들에 대한 흔들기 차원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대화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 미국이 큰 방향을 잡을 때가 됐다, 미국이 큰 방향을 잡아야 북한도 이에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미중이 비핵화를 최대 목표로 하되 이를 위한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포괄적 접근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큰 공감대를 형성한 뒤 북한이 협상에 나오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과 군사적 압박이라는 메시지가 오락가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트럼트 행정부 내 역할 분담을 통한 고도의 대북 압박 전술이라는 평가도 있다.

통일연구원 박형중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멀리로는 1968년 프에블로호 납치사건, 가까이로는 연평도 포격사건 등을 거치면서 위기가 극도로 고조될 때 북미 간에 타협이 이뤄지고 그 결과 ‘전쟁은 없다’는 체감을 했으며, 지금도 이런 체감을 바탕으로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문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전쟁의 위기감이 조성될 때 북미 양측의 외교안보 지도부는 위험을 감지하고 선을 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초강경 트위터 발언을 통해 외교 안보 관료들의 제어를 넘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실제 그럴지도 모른다는 불투명성이 있다”며 “북한에게는 분명히 과거와 다른 미국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역시 선대 김일성·김정일과는 확연히 다른 도발 양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두 지도자를 둘러싼 불투명성으로 한반도 위기감은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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