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그동안 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분위기였지만, 이날 박 후보자의 해명을 듣고 난 뒤에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해명이 매끄럽지 못했다", "청문회에서 보호해주기 어렵다"는 등 곤란한 기색을 내비쳤다.
한 산자위 소속 의원은 "박 후보자의 해명이 매끄럽지 못해 당내 분위기가 안 좋다"며 "다시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산자위 의원도 "(박 후보자의 임명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면서 "아무리 여당 의원들이라고 해도 청문회가 열리면 박 후보자의 언행을 보호해주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박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비판의 화살을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으로 돌리는 의원들도 있었다.
한 초선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새로 신설된 부처이자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남은 장관 자리"라며 "마지막 국무위원 인사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인사에 이런 논란이 있는 것이 대단히 아쉽다"고 전했다.
시간이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인사의 주체인 청와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청와대는 보통 문제가 생기면 일단 본인이 해명을 하고 이후에 여론의 추이를 보는 그런 절차를 계속해서 밟아왔다"며 "사실 여론의 추이는 보통 일찌감치 정해져 있다. 이런 절차에 매이지 않고 결단을 내릴 때는 과감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야당은 박 후보자의 기자회견 이후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국민의당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후보자가 늘어놓은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도 내가 한 말이 그런 뜻인 줄 몰랐으니 잘못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일국의 장관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부적격자를 장관으로 추천한 청와대 인사 시스템에 고장이 나도 한참 났다"며 "'영혼 없는 공직자'가 될 게 뻔한 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며 "박 후보자의 과거 행적은 노골적인 이념적 색채와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며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주고 있을 뿐이다. 스스로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밝힌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나라에 공헌할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비상식적인 태도"라며 "국민들이 박 후보자를 불신하는 마당에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즉각적인 지명철회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