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닐라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은 "대회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분야별 지원이 인상 깊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서 평창이 내년 2월에 전 세계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확신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일부 시설의 사후 활용 계획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남은 기간 최종 계획이 수립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에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준비에 마지막이라는 말은 없다"면서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화답했다. 내년 2월 대회를 앞두고 슬라이딩센터 등 대부분 경기장이 완공됐거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여형구 조직위 사무총장은 "인천공항부터 시작되는 고속철 역시 완공돼 시험 운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두 가지 무거운 주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바로 북한과 관련한 안보 이슈와 대회 최고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에 북미리그(NHL) 선수의 출전 여부다. 이미 NHL 문제는 물 건너갔고, 북한의 참가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
한 외신 기자는 "북한 관련 안보 문제 때문에 동계올림픽에 오지 않겠다는 팬들도 있다"며 IOC와 조직위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린드버그 위원장은 "IOC의 공식적 입장은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바흐 IOC 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관련 국가 수반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데 대회 관련 안보 이슈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도 "한국이 남북으로 나뉜 것은 어제 오늘 일 아니고 70여 년 동안 분단된 상태"라면서 "1988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 때도 북한의 위협이 있었지만 두 대회 모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려는 이해하지만 과거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테러 안전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도 계속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린드버그 위원장은 "IOC는 이미 모든 NOC를 올림픽에 초대했다"면서 "곧 올림픽 쿼터와 관련한 대회가 있을 텐데 IOC는 북한 선수들이 추가적 트레이닝을 통해서 준비를 잘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4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의 예도 들었다. 당시 디비전2 그룹A 대회는 강릉에서 열렸는데 북한도 참가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북한이 왔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면서 "이번 올림픽은 가장 안전한 대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린드버그 위원장은 "IOC가 사실 NHL과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참가를 설득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체코와 스웨덴. 핀란드 등 아이스하키 강국의 훌륭한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경기력 걱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IIHF 회장과도 얘기했지만 NHL과 대화가 단절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흥행 문제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 여파가 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NHL 선수들의 불참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NHL은 그동안 IOC가 제공해온 항공편과 특급 호텔 숙박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올림픽 불참을 공식화했다.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빠진 월드컵을 상상할 수 있느냐"는 후속 질문에도 IOC는 "올림픽만의 특징으로 극복할 문제"라는 답을 내놨다. 크리스토프 더비 IOC 올림픽 수석국장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골프에서 스타급 선수들이 빠졌지만 그래도 인기가 있었다"면서 "내년 평창 때도 (국가대항전이라는) 올림픽의 독특한 플랫폼에 따라 아이스하키도 많은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예산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4차 재정 계획에 따르면 2조8000억 원 운영 예산에 3000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최근 한국전력과 800억 원 규모의 스폰서 계약을 맺는 등 9월에도 다른 기업의 후원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부의 추가 경정 예산안까지 더하면 하반기 중으로 3000억 원이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삼성 그룹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최근 삼성 그룹의 재판이 있었지만 평창 대회에 대한 스폰서 계약은 오래 전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IOC의 글로벌 스폰서이자 평창올림픽의 최고 등급 로컬 스폰서인 삼성의 후원은 법적 상황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