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父 최세월 "안 낳으려던 막내가 집안 일으켰죠"

[노컷인터뷰] 46년 마이너 가수 생활 끝에 자신의 노래 담긴 앨범 낸 가수 최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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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낳으려던 막내 성희(바다의 본명)가 집안을 일으켰죠. 저에게 빚을 갚으러 이 세상에 온 아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느 부모에게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트로트가수 최세월(62. 본명 최장봉)에게 막내딸인 바다는 더욱 특별한 존재다. 60년대 자신의 노래가 금지곡이 되면서 못다 이룬 메이저 가수의 꿈을 바다가 이뤄줬고, 어려운 집안 형편도 바다가 일으켜 세웠다.

고속도로 4대천왕으로 불리며 마이너 가수 생활을 하던 자신에게 60이 넘은 나이에 메이저 가수의 꿈을 펼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것도 딸 바다였다.

"원래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을 하는 것인데 바다는 거꾸로 부모와 가정을 위해 희생을 하고 있지요. 원치않게 막내를 임신했지만 저와 아내가 천주교 신자라 그냥 낳았는데 그 아이가 우리 집안의 대들보가 됐습니다."


최세월은 어린 시절 복지시설 등을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으로 노래를 불렀다. 어린 바다도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무대에 올랐고 그 때부터 가수의 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스물아홉 살인 바다에게는 서른한 살과 서른 살인 언니와 오빠가 한 명씩 있다. 언니는 결혼을 했고 오빠는 회사에 다니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 최세월은 막내 바다가 예고에 진학해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하며 언니 오빠와 다른 길을 간다고 했을 때 심하게 반대를 했다.

자신 역시 마이너 가수로 살며 평생을 어렵게 살았는데 딸 또한 그런 삶을 살지 않을까 우려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다는 쉽게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끼를 타고 났는데 반대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지요. 안양예고에 진학하는 것을 허락하면서 절대 2등이 되면 안된다고 했어요. 최고가 돼야 한다고요. 그런데 바다는 그 바람을 잘 따라줬어요. 요즘 뮤지컬을 하며 원래 꿈도 이루고 있죠."

금쪽같은 딸이라 시집 보내기가 아까울 듯 싶다.

"시집은 좀 더 있다가 간다던데요. 성인이니까 강요하지도 않아요. 지금까지 알아서 잘 했으니까 앞으로도 알아서 잘 하겠죠. 돈 많고 지위 높은 사람보다는 인간이 된 사람을 만나라고 했어요."

"나훈아 ''머나먼 고향'' ''찻집의 고독'', 원래 내 노래…한 많은 가수 인생"

남의 노래로 메들리를 만들어 고속도로 가수로 활동한 최세월은 최근 자신의 노래 14곡이 들어있는 앨범 ''정들었네''를 내놨다. 타이틀곡은 ''정들었네''를 비롯해 9곡을 직접 작사·작곡했다. 46년간 가수 활동을 하며 400만장의 음반을 판 저력을 발휘해 메이저 가수로도 활동하겠다는 각오다.

"19세 때 가요 콘테스트에 나가 처음으로 음반을 냈죠. (최세월은 46년생으로 출생신고가 돼 있어 기록 상으로는 62세. 그러나 실제 태어난 해는 이보다 4년 이른 42년이라는게 최세월의 설명이다.) 그런데 64년 박정희 정권 때 제 음반 수록곡 ''열정''이 저속하다며 금지곡이 되면서 어려움이 시작됐죠."

나훈아의 히트곡 ''머나먼 고향'', ''찻집의 고독''도 나훈아의 음반에 수록되기 전에 ''열정''이 담겼던 자신의 음반에 먼저 수록됐다고 한다. 그런데 ''열정''이 금지곡이 되면서 다른 노래도 함께 묻혔다. 최세월은 "''흙에 살리라''도 내가 작사했는데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음반에 실렸다"고 했다.

"한이 많은 인생이었는데 바다가 그 한을 풀어줬어요. 나같은 사람도 60 넘어 새 인생을 시작하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용기 얻었으며 좋겠습니다. 내 노래 듣는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어요. 물론 가장 고마운 건 딸 바다죠."

부녀의 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앨범 ''정들었네''를 들고 최세월은 8월부터 메이저 가수 생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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