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정부는 왜 미적대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는 건 확실한가?
=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나 여당의 고위관계자나 핵심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은 지난 7월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대체휴일제가 설날, 추석, 어린이날에만 적용된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 10월 2일이 중간에 하루 끼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그 방향으로 지금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거의 그렇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집에도 국민휴식권보장 차원에서 공휴일과 공휴일 사이의 샌드위치 데이에 대해 내수진작을 위해 대통령의 임시공휴일 선포를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선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언제 확정되는 거냐?
= 9월 중에는 확정되지 않을까? 정부와 여당, 청와대관계자들에게 확인을 하니 "해당부처에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는 답변을 했다. 언제쯤 확정되냐?고 물으면 "절차를 거쳐서 확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임시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인사혁신처에 전달하면 인사혁신처가 차관회의 등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대통령 재가를 받으면 관보에 게재하는 걸로 임시공휴일 지정 절차가 완료된다.
임시공휴일 확정시기는 10월2일에 임박해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8월14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열흘 전인 8월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2016년 5월6일 임시공휴일 결정도 일주일 전인 4월28일에 확정됐다.
이런 기준에 비추어보면 빠르면 9월 19일 늦을 경우 9월 26일쯤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이미 대통령 공약집에 담겼는데 왜 이렇게 임시공휴일 지정이 늦어지는 거냐?
= 정부에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수진작이다. 정부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을 빨리하지 않는 이유는 이 두 가지 목적이 달성될 것이냐 하는데 있다.
첫 번째는 빨리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경우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여권고위관계자는 "정부의 고민은 임시공휴일 지정을 빨리할 경우 외국으로 나가는 여행객이 얼마나 증가할지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도 "지난해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액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면서 "10일 연휴가 될 경우 내수진작보다는 해외지출이 증가할 우려가 높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아직 몇명이 해외여행을 떠날건지 구체적인 통계는 없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매주 월요일 발표하는 이택수 여론조사에서(8월 28일자)조사한 결과 8.1%가 해외여행을 갈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가 24.1%였다.
5천만명 중 8.1%면 줄잡아 4백만명이다. 물론 400여만명이 모두 해외로 나가는건 아니겠지만 절반만 나간다고 하더라도 200만명이 넘는 숫자고 1/4만 간다고해도 100만명이다. 올해 여름휴가 성수기 해외여행객이 13만여명으로 추산되니까 어느 정도 규모인지 상상이 갈거다.
참고로 지난해 1년간 해외여행객은 2,238만명(2015년 1,931만명)으로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사용액은 143억 달러, 우리돈으로 16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둘째는 실제 내수진작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최장 열흘간 '황금연휴'가 가능해지는 임시공휴일의 경제 효과는 소비지출액, 생산유발액,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액 등 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10월3일부터 9일까지 7일간의 황금연휴가 보장된다. 5조원이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어린이날과 주말 사이인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서 4일간의 연휴로 1조3천억원의 내수진작효과가 있었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2016년 5월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을 때 5월 5~8일 연휴와 2015년 같은 기간의 경제효과를 비교했는데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0%와 19.2% 증가했다. 문화생활이 활발해지면서 4대 궁과 종묘 등 고궁 입장객이 70% 늘었고, 야구장 입장객은 4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 번째는 차별성 때문이다.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경우 공식 적용되는 곳은 관공서 뿐이다.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는 것이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이나 노사합의로 관공서의 공휴일 규정을 준용하는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노사합의로 이 규정을 적용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노조가 없거나 하는 곳에서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앞에서 소개한 이택수의 여론 조사에서도 올 추석연휴기간동안 14.9%가 쉬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 그게 무슨 말이냐?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누구나 쉬는 것 아닌가?
= 그렇지가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휴일이나 공휴일이 법에서 보장된 것으로 아니다. 법이 아니라 노사합의로 쉬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휴일에 관한 법률이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휴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르는 것인데 적용대상은 공무원이나 학교 공공기관 등일 뿐이다.
이 규정 2조에는 1.일요일과 2.국경일 중 3·1절, 광복절, 개천절 및 한글날, 3. 1월 1일 4. 설날 전날, 설날, 설날 다음날 (음력 12월 말일, 1월 1일, 2일) 6. 석가탄신일 (음력 4월 8일) 7. 5월 5일 (어린이날) 8. 6월 6일 (현충일) 9. 추석 전날, 추석, 추석 다음날 (음력 8월 14일, 15일, 16일) 10. 12월 25일 (기독탄신일)을 휴일로 규정하고 있고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일과 '기타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날'을 휴일로 지정하고 있을 따름이다.
홍익표 의원은 "공무원 등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휴일을 쉬고,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일을 쉬지만 가정주부나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사람들은 휴일을 법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토요일은 어떻게 쉬는 거냐?
= 그건 근로기준법 50조(근로시간)에 ①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휴무는 이 규정 때문에 쉬는 것이지만 노사간 합의가 없을 경우 무급휴일이 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일요일이 아닌 어느 날을 정해서 쉬게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심지어 국경일조차 공휴일이 법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은 조문이 2개 뿐인데 2조에 "국경일은 다음 각 호와 같다"며 "1. 3·1절: 3월 1일, 2. 제헌절: 7월 17일, 3. 광복절: 8월 15일, 4. 개천절: 10월 3일, 5. 한글날: 10월 9일"로 정하고 있을 따름이다.
홍익표 의원은 "우리나라는 휴일에 관한 법이 없다. 임시공휴일이나 대체휴일만 하면 정규직만 쉰다"면서 "법안을 만들어서 차별없이 쉬도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미 <국민의 휴일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국회 계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