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불문' 여배우들의 가을 극장가 상륙 작전

부쩍 바람이 쌀쌀해진 초가을,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드는 국내외 여성 영화들이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30일 개봉한 영화 '아토믹 블론드'는 이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로 탁월한 액션 연기를 증명한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번 영화에서 이중 스파이를 잡기 위해 나서는 MI6 최정예 요원 로레인 역을 맡았다. 로레인은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등 각국 최정예 스파이가 모인 독일에서 이중 스파이를 찾아 내기 위해 치열한 격투를 벌인다.


독일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샤를리즈 테론의 파괴적인 액션 장면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그것이다. 이미 강인한 액션 연기로 정평이 나있는 소피아 부텔라 역시 프랑스 스파이 라살 역으로 등장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영화는 대개 치명적인 미인계에 집중된 여성 스파이 요원들의 역할을 정면 부정하고 잘 훈련된 요원인 이들이 가진 괴물같은 능력에 집중한다. 이런 요소만으로도 기존 여성 스파이를 다룬 영화들에서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샤를리즈 테론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로레인의 가장 훌륭한 점은 그 누구보다도 승부욕이 강하다는 것이다. 관객들에게 일부러 그녀가 얼마나 유능한 요원인지에 대해 설명할 필요도 없고, 여성라는 것도 상기시킬 필요도 없다. 남자와 동등한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은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유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작품이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이 영화로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매혹당한 사람들'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는 총 3명. 니콜 키드먼, 커스틴 던스트, 엘르 패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은 폐쇄적 공간에 살아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을 연기했다. 여성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이들 세 여성 캐릭터에 심혈을 기울여 입체적인 인물들을 완성했다.

리메이크작인 이 영화는 군인 존(콜린 파렐 분)이 심각한 다리 부상으로 7명의 여성이 사는 대저택에 머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존에게 매혹당한 여성들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변화하며 결국 모두를 파국으로 이끌게 된다. 영화는 통제되고 억제된 여성의 욕망이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니콜 키드먼, 커스틴 던스트, 엘르 패닝은 점층적으로 변화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심리 상태를 각 연령대에 맞게 표현해냈다. 오는 7일 개봉.

마지막 주자는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다. 유일한 한국 영화인 이 작품은 18년 차 배우 문소리가 주인공과 각본, 감독을 모두 맡아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문소리는 자신의 처지를 풍자해 더 이상 여성 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는 한국 영화계를 통쾌하게 꼬집는다. 중년에 접어들면서 역할의 폭이 넓어지는 남자 배우들과 달리 아내, 며느리, 딸 등의 한정적 역할만 주어지는 여자 배우들의 직업적 고충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영화는 미디어를 통해 화려하게 포장되는 여자 배우들의 삶에 대한 환상을 깨고 그들이 고민하는 삶과 직업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 받은 문소리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블랙코미디 형식의 이 영화에서 과연 문소리의 연출력이 얼마나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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